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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박원순 첫 토론서 난타전

입력 | 2014-05-20 03:00:00

정몽준 “국보법 사문화? 朴후보 국가관 편향”
박원순 “철지난 색깔론… 상대에 예의 지켜야”




선거 기다리는 투표용지 6·4지방선거를 16일 남겨둔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인쇄소에서 직원이 인쇄된 투표용지를 살펴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누리당의 정몽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후보 등록 후 처음으로 날선 공방을 벌이며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정 후보는 “박 후보의 국가관이 편향됐다”며 공세를 펼쳤고, 박 후보는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일축했다.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토론회에서다.

먼저 정 후보가 박 후보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북한 인권, 국가보안법 등 국가안보 및 이념과 관련한 박 후보의 생각을 집요하게 캐물었다.

정몽준

정 후보는 “박 후보가 제주 해군기지와 평택 미군기지가 미국의 전쟁 침략기지라는 문서에 서명했다”며 “아울러 국가보안법이 사문화됐다고 주장했는데 그렇다면 ‘이석기 재판’은 살아있는 사람을 죽은 법으로 재판하는 것이고, 이석기는 죄가 없다는 주장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후보가 돌고래를 바다에 방생하는 데 7억6000만 원을 썼는데 북한 인권 단체에는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국가 안보라든지 북한 인권은 너무나도 중요하고 추호의 의문도 갖고 있지 않다”며 “국가 안보는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고 피해갔다. 이어 “명색이 대한민국 검사를 지내고 공익변호사로서 청춘을 공익적인 일에 바친 나를 두고 이념적으로 문제 삼는 건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박원순

이날 박 후보는 정 후보의 공세에 대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박 후보는 “적어도 상대방이 걸어온 길에 대한 예의는 있어야 한다”며 “내가 정 후보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는 줄 아나. 많은 얘기가 나돌지만 얘기하지 않았다”고 발끈했다. 이어 “서울시민들은 후보들이 자랑스러운 논쟁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로 이슈가 된 안전 문제를 놓고도 두 후보는 충돌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가 지하철 공기 질 관련법 기준을 위반하고 있어 공동조사를 제안했지만 박 후보가 묵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공기 질 관련법과 대중교통수단 공기 질 가이드라인 등에 따라 엄격히 측정해 결과가 완전히 공개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전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서도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정 후보는 “정치권과 사회지도층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대통령이 직접 특별검사제 도입까지 언급하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해 다행”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기본과 원칙이 무너진 한국 사회의 문제, 사람의 문제”라며 “조직개편과 인사만으로 해결될 순 없다”고 대국민 담화 내용을 평가절하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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