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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산하에 안전처 신설… 육-해-공 재난관련 업무 총괄

입력 | 2014-05-20 03:00:00

[朴대통령 대국민 사과/국가개조 방안]3.컨트롤타워 개편
소방-해양-특수재난 일사불란 대응… 野 “청와대가 직접 안전 챙겨야”
외부 공모 통해 민간전문가 수혈… “예산권 등 실질적 권한 부여를”




《“안전 기능이 분산돼 일사불란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국가안전처를 공직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범 부처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며 안전 분야 컨트롤타워 운용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밝힌 대로 국무총리 산하에 국가안전처를 신설해 각 부처에 흩어진 안전 관련 조직을 모두 통합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이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재난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이 직접 관장하지 않으면 부처 간 협업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도 정홍원 총리가 전면에 나섰지만 현장의 혼란을 정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국가안전처가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현장을 장악할 수 있느냐가 통합의 시너지효과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사고 유형별로 주무 부처가 달랐다. 비행기 사고가 나면 국토교통부가, 선박 사고가 나면 해양수산부가 수습하는 식이었다. 여기에 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중앙과 현장이 분리되는 문제가 빚어졌다.

앞으로 국가안전처가 신설되면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한다. 육상 재난은 국가안전처 산하의 소방본부가, 해상 재난은 해양안전본부가, 항공·에너지·화학·통신 인프라 등 특수 재난에는 특수재난본부가 주무를 맡는다. 국가안전처가 분야별 재난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것이다. 그만큼 어떤 재난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국가안전처가 제 역할을 하려면 이에 걸맞은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안전공동체연구센터 안영훈 센터장은 “미국 9·11테러 이후 선진국들은 모두 중앙 재난 담당 부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문제는 조직의 유기적 운영과 전문성 확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외부 공모를 통해 민간 전문가를 대폭 선발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엇보다 국가안전처장은 각종 재난의 현장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또 직급도 장관급으로 만들어 다른 부처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 실질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 대통령이 “국가안전처에 안전 관련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 예방에 관한 특별교부세 배분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부처나 지자체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예산권의 일부를 국가안전처에 떼어주겠다는 의미다.

국가안전처에서 해야 할 첫 번째 임무로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국가재난안전 통신망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도 국가안전처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해양경찰청과 해군, 중앙 부처의 무선통신망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국가안전처 중심으로 국가통신망을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egija@donga.com·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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