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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試축소… 5급 공무원 민간채용 50%로 늘려

입력 | 2014-05-20 03:00:00

[朴대통령 대국민 사과/국가개조 방안]2.관피아 척결
유관단체 기관장에 공무원 임명 제한… “취지 바람직하지만 부작용 우려도”
업무관련 판단 기준 ‘부서→부처’… 보험담당 공무원, 3년간 은행취업 못해




《 “이권 개입이 많은 공직유관단체 기관장에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겠습니다. 5급 공채와 민간 채용을 5 대 5로 맞추겠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를 ‘공무원과 민간기업이 국민 생명을 담보로 끼리끼리 봐주고 눈감아주는 비정상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박 대통령은 관피아를 뿌리 뽑기 위해 △공무원 재취업 제한 규정을 대폭 강화하고 △공익에 중요한 핵심 공직유관단체 기관장에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는 한편 △행정고시제도를 개편하는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정부는 해운조합과 한국선급처럼 민간 조합과 협회를 재취업 제한대상에 추가하는 등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지금의 3배로 늘릴 계획이다. 최종 확정되는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퇴직 공무원이 취업할 수 없는 기관이 현행 3960곳에서 1만2000곳으로 늘어날 수 있다. 또 공무원이 재임기간 한 일과 재취업하려는 회사의 영업범위가 관련이 있는지 볼 때 해당 공무원이 소속된 부서가 아니라 부처 전체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취업제한 기간은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특히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을 부처로 확대하는 방안이 큰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퇴직 전 근무한 부서만 따지기 때문에 금융위원회 보험과 공무원이 퇴직 후 바로 은행과 증권사 등에 갈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퇴직 후 3년 동안은 어떤 금융회사에도 들어갈 수 없다. 또 대형 법무법인(로펌)들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된 소송을 많이 다루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공정위 공무원이 퇴직 후 로펌으로 이직해온 관행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관피아 문제의 시발점인 민관유착 고리를 끊기 위해 안전감독, 인허가 규제, 조달 등의 업무를 주로 하는 공직유관단체의 기관장과 감사 자리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밝혔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규정된 공직유관단체는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거래소 등 공공기관, 지방공사, 지방공단, 정부 출연기관 등 841개에 이른다. 정부는 이 중 ‘안전, 인허가, 조달’이라는 3가지 키워드에 부합하는 기관을 추리는 작업을 진행해 이 기관들에는 공무원 낙하산 인사를 원천적으로 배제할 계획이다.

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들이 공직에서 물러나는 연령대가 낮아지다 보니 고위 관료를 산하기관장으로 내보내면서 낙하산 인사가 관행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며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무조건 재취업을 제한하기보다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대안을 만들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피아 문제가 행정고시 위주로 공무원을 선발하는 충원체계에서 비롯된 점을 감안해 5급 공채 때 행시로 뽑는 인력과 민간경력자 채용비율을 반반으로 맞추기로 했다. 지금도 개방형 공무원 충원제도로 민간에 문호를 개방하지만 공무원과 민간인이 공개 경쟁하도록 하는 방식이어서 무늬만 ‘개방형’에 그치는 사례가 많다. 일례로 지난해 민간에 개방된 개방형 직위 100개 중 64개 직위에 공무원이 임명된 것도 관료들의 ‘끼리끼리’ 문화가 만연한 풍토에서 민간이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개방직 공모제도를 부처에 맡겨두지 않고 국무총리 소속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신설해 전담토록 할 계획이다. 부처가 선발과정에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경제학)는 “지금은 개방직이 비인기 보직에 국한돼 있는데 부처 내 핵심 보직을 민간에 개방하는 방식으로 민간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 / 이상훈·신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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