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 소비침체… 카드사용 통계로 확인
세월호 침몰 사태 직후 약 2주간 전반적인 국내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는 사실이 신용카드 사용 통계로 확인됐다. 특히 여행 쇼핑 외식 등 필수 소비품목과 거리가 먼 업종에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승인금액은 47조1600억 원으로 지난해 4월(44조8300억 원)에 비해 5.2%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5월 황금연휴에 앞서 4월 말 여행·숙박대금 결제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기치 못한 세월호 참사가 터지며 카드 사용금액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레저 명품 의류 등 이른바 즐기고 꾸미는 데 쓴 돈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콘도 등 레저타운 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은 지난달 상반월(4월 1∼15일) 전년동기 대비 27.5% 급증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인 하반월(4월 16∼30일)에는 거꾸로 31.0% 급감했다. 골프장도 상반월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이 17.2%였던 데 비해 하반월에는 ―2.4%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기성복 유아아동복 등 의류업종도 상반월(5.4%)과 하반월(―4.3%)의 증가율 격차가 컸다. 화장품과 미용실 등 미용업종의 증가율 역시 같은 기간 8.1%에서 0.6%로 크게 떨어졌다.
각종 사고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의 애도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여행·레저업계의 타격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두투어 측은 “세월호 사고 이후부터 5월 초까지 고객이 전년보다 10% 이상 줄었고 특히 국내 여행은 취소 인원이 전체 예약의 40%에 이른다”며 “완만하게 회복되는 추세지만 다음 달까지 큰 반등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계 한 관계자는 “대목인 가정의 달을 맞아 준비했던 마케팅 활동이 중지된 데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판매 부진이 심하다”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박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