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연사는 2011년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첫 여성 편집국장으로 임명된 뒤 최근 갑작스럽게 물러난 질 에이브럼슨(60). 편집국장의 65세 정년을 보장한 회사 관행을 깨뜨린 이번 조치를 두고 ‘최근 미디어 역사에서 가장 모욕적 사건’ ‘비상식적으로 끔찍한 해고’란 언론계 반응이 나온다. 2003년 기사 조작 사건으로 하월 레인스 전 편집국장이 물러날 때도 찬사를 보냈던 사주는 국장 재임 중 8번의 퓰리처상 수상 기록을 세운 그에겐 ‘자질 부족’이라고 해고 사유를 밝혔다.
▷그의 중도하차 이유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사내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관리자로 부적합했다 등등. ‘여성 차별’ 의혹도 불거졌다. 주간지 ‘뉴요커’에 따르면 에이브럼슨 전 국장은 자신의 연봉이 빌 켈러 전임 편집국장은 물론이고 부하인 남자 부국장보다 더 적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경영진과 각을 세웠다. 결국 연봉 문제는 해결됐지만 ‘밀어붙이는(pushy)’ 성격이란 인상을 심어준 것이 화근(禍根)이란 설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