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兪 금수원 빠져나가 서울 신도 집 은신 가능성

입력 | 2014-05-21 03:00:00

[세월호 참사/유병언 수사]
영장심사 불출석… 檢警, 금수원 앞에 체포 지휘소- 3800명 대기




1400억 원대 횡령 배임 및 탈세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20일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도 불출석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유 전 회장이 17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몰래 빠져나가 서울의 구원파 신도 집 등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전국 6대 지검 강력부 및 특수부 수사관 20여 명씩을 검거반으로 추가 편성했다.

○ 검찰 vs 구원파 “유병언 있다? 없다?” 연막전

그동안 유 전 회장의 행방에 대해 입을 다물어 왔던 검찰은 이날 이례적으로 “유 전 회장이 17일 토요예배를 전후해 신도의 차량을 타고 금수원 밖으로 빠져나가 인근 별장을 거쳐 현재 서울 지역 신도의 자택 등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찰은 △주변 인물 조사와 탐문 △유 전 회장 전용 별장의 냉장고 등에서 최근까지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된 점 △17일 토요예배 때 신도들의 차로 나간다는 첩보 △관련자 통신기록 확인 등 여러 가지 근거도 제시했다.

유 전 회장이 금수원 안에 있다면 ‘검찰이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줘 안심하게 하고, 만약 서울의 신도 집에 있다면 ‘검찰이 위치를 파악했다’는 불안감을 심어줘 또 다른 은신처로 이동할 때 검거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결사 항전’을 외치며 검찰의 금수원 진입을 막겠다던 구원파는 이날 돌연 태도를 바꿨다. 조계웅 구원파 대변인은 “구원파가 세월호 사고 및 오대양 사건과 무관하다고 검찰이 입장을 밝혀주면 (검찰의 구인장 집행에) 따를지 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새롭게 ‘퇴각’ 명분으로 내세운 것. 한 금수원 관계자는 “잘 익은 수박 같아 보여 막상 수박을 쪼개봤지만 하얀 속살이 나오면 어떤 기분이겠느냐. 대단한 게 있어 보이겠지만 결국 금수원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연막을 치기도 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번 수사는 종교 문제와 무관한 유 전 회장 일가의 개인비리 규명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고,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이 구원파 측과 무관하다는 것은 과거 검찰 수사로 확인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 검경 ‘현장지휘소’ 설치 vs 금수원 울타리 보강

이날 금수원 주위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검경 및 소방당국은 금수원 정문에서 120m가량 떨어진 창고형 건물에 현장 지휘소를 설치해 강제 진입을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경찰은 기동대 40개 중대와 특공대 및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형사 등 3800여 명을, 소방당국은 구급차를 대기시켰다.

신도들은 금수원 입구와 울타리 주변에 경비 인력을 늘리며 강제 진입에 대비했다. 부실했던 옆문 주변을 철제 울타리로 보강하고 담장이 낮은 곳에는 평상시보다 두 배가량 많은 신도를 배치했다.

한편 검찰은 해외에 머물며 소환에 불응한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 씨(42)와 장녀 섬나 씨(48), 측근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76)와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2·여)에 대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적색수배는 인터폴의 5단계 수배 유형 중 가장 높은 단계다.

잠적한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는 지난달 18일 인천공항에서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려다 하루 전날 내려진 출국금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듯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고 자신의 고급 승용차도 공항에 버려둔 채 잠적했다.

인천=장관석 jks@donga.com / 안성=조건희

배준우 채널A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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