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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승무원 “구조 급하다”… 청해진해운 “화물은?”

입력 | 2014-05-21 03:00:00

[세월호 참사/유병언 수사]
합수부, 사고직후 양측 통화 조사
故박지영씨 등 5차례 위급 알릴때 회사, 과적 파악후 적재량 축소조작




세월호 침몰 당시 고 박지영 씨(22·여)와 사무장 양대홍 씨(45) 등 승무원들은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사고 상황을 계속 알리며 구조를 요청했으나, 청해진해운은 항해사 등 선원들과 통화하며 구조보다 화물량에만 신경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고 박지영 씨 등 세월호 승무원 3명이 지난달 16일 오전 8시 58분부터 10분간 청해진해운과 해경에 5차례 침몰 상황을 알리며 구조 요청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첫 번째 구조 요청 전화는 16일 오전 8시 58분 고 박지영 씨가 청해진해운 제주지사 박모 과장에게 30초간 걸었다. 이후 승무원 강모 씨(33)가 오전 9시 1분 청해진해운 본사와 30초 동안 통화를 했다.

강 씨는 세월호가 급속히 기울자 오전 9시 4분 해경 긴급전화인 122에 전화해 3분간 세월호 침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양 씨가 오전 9시 6분과 8분에 청해진해운 조모 부장과 안모 이사(60·구속)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위급 상황을 알렸다.

청해진해운 측은 오전 9시 1분부터 10분까지 선장 이준석 씨(69·구속)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이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에 항해사 강원식 씨(43·구속)에게 오전 9시 15분 전화를 걸어 3분 동안 통화했다. 통화 내용은 사고·승객 상황을 간단히 물은 뒤 화물의 과적 상황을 집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해진해운은 오전 9시 37분 본사와 제주지사 직원들이 통화를 하며 적재화물량 180t을 축소해 조작했다.

합수부는 구속된 청해진해운 관계자 5명을 상대로 승무원들의 승객 구조 요청을 무시한 채 화물 적재량에만 신경 쓴 이유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청해진해운이 화물을 과적했을 경우 처벌받는 것은 물론이고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점 등을 먼저 걱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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