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서 明代 ‘수성노인도’ 등 100점 선봬
고판화박물관이 지난해 입수한 중국 수성노인도(왼쪽 사진)와 어룡변화도(魚龍變化圖). 수성노인도가 무병장수를 기원한다면 여성 신선인 하선고(何仙姑)가 잉어를 용으로 변화시키는 내용을 담은 어룡변화도는 출세와 부귀를 비는 의미를 지녔다. 고판화박물관 제공
도교가 흥했던 시점을 보면 얼추 답을 찾을 수 있다. 한선학 관장은 “왕조 교체기처럼 세상살이가 팍팍할 때 도교는 민초에게 현세적 희망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동아시아 판화 100여 점 역시 민간신앙과 결부돼 답답한 삶을 타개하고픈 기층민의 욕망이 투영돼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은 중국 명나라 수성노인도(壽星老人圖)다. 무병장수를 축원하는 뜻이 담긴 이 가채판화(목판으로 밑그림을 찍고 붓으로 색칠한 판화)는 ‘융경(隆慶·명 목종의 연호) 임신년’(1572년)이란 제작연대가 나와 있다. 박물관이 지난해 유럽에서 입수한 것으로 이 정도 대형 판화(148×74cm)는 중국에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