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규 한국서부발전 상임감사위원 전 대한기술사회 회장
한 건의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경미한 사고가 29건, 이상 징후는 300건 이상 일어난다는 ‘1 대 29 대 300의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세월호 사고도 이전의 숱한 ‘경고’를 무시해서 발생한 ‘인재’다. 전남 진도 사고 해역은 최근 7년간 평균 4건의 사고가 발생했던 지역이다. 세월호는 평소 불안한 상태로 운항을 강행했다. 결국은 우리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이 참사를 불렀다고 할 수 있다.
공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런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에 대한 ‘임계점(Critical Point)’을 과학적인 데이터 정립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정립된 사고 발생 임계점을 기준으로 각각의 예방관리 프로세스를 도출하여 시스템화하면 선행적 예방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이번 세월호 사고뿐만 아니라 공공시설물에 대한 테러나 전쟁 위협 등에도 전방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2월 발생한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도 적설량에 따른 사고 발생 임계점을 구할 수 있는 이론적 데이터가 미비한 상태에서 발생했다. 지진이나 태풍, 폭우, 폭설, 해일 등 자연 재해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건축물 및 각종 설비에 대한 사고 발생 이전의 임계점을 구체적으로 데이터화하면 각종 재난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미 일어난 사고에 대해 감성적인 접근보다는 냉철한 판단으로 예방안전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각 분야에서 모든 설비의 사고 발생 임계점 설정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송규 한국서부발전 상임감사위원 전 대한기술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