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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사고때 현장 직원들 90% 대기명령 어기고 탈출”

입력 | 2014-05-21 03:00:00

아사히신문, 조사결과서 입수 보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뒤 나흘이 지난 2011년 3월 15일 오전 6시 15분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2호기에서 충격음이 들렸다. 2호기 격납용기 하부에 틈이 생겨 압력이 ‘제로’가 됐다는 정보도 긴급대책실에 들어왔다. 만약 2호기 격납용기가 폭발했다면 대량의 방사능이 유출될 판이었다.

요시다 마사오(吉田昌郞·2013년 사망) 발전소장은 먼저 압력계측기를 확인했다. 격납용기 상부는 덜 망가져 압력이 남아 있었다. 긴급대책실의 방사선량도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 여러 사실을 종합해 요시다 소장은 ‘격납용기는 폭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사내 TV 방송으로 “제1원전 구내에 대기해 다음 지시를 기다리라”고 근무자들에게 명령했다. 사태가 악화되면 제1원전에서 약 10km 떨어진 후쿠시마 제2원전으로 직원을 대피시킬 생각은 했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그 무렵 현장직원 90%에 해당하는 약 650명이 제2원전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특히 간부 직원들도 몸을 피했다.

제2원전으로 이동한 근무자가 돌아오기 시작할 무렵 제1원전 2호기에서 흰 증기 형태의 물질이 분출했고 4호기에서 불길이 솟았다. 직원들이 제1원전을 방치한 뒤 상태가 훨씬 악화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가 요시다 소장을 조사한 뒤 만든 청취결과서를 입수해 20일 이같이 보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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