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이 경쟁력이다]<3>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가보니 안전담당 임원 두고 700억 투자… 사내 전문가 90명 비상시 투입 모든 직원들 3일간 안전학교 입소… 심폐소생술-화재진압법 등 배워
19일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공장 중앙통제실에서 안전진단팀 관계자들이 모니터로 공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위 사진). 공장 내의 안전학교에서 직원들이 화재 발생 시 응급처치 요령을 배우는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19일 오전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공장 중앙통제실. 화재감지 모니터 하단에 붉은색 경고가 떴다. 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에 설치된 화재감지장치에 이상신호가 포착된 것이다. 안전관리팀은 즉시 현장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린 뒤 폐쇄회로(CC)TV로 현장을 확인했다. 파악 결과 화재가 아닌 작업장 안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센서에 감지된 것이었다. 한영수 LG디스플레이 안전관리팀 과장은 “화재감지장치가 미세한 입자까지 포착하다 보니 작업장 내 먼지나 용접 과정에서 나오는 연기가 화재신호로 감지될 때가 많다”면서도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니 경보가 뜨면 반드시 작업 현장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
철문을 열고 중앙통제실에 들어가니 200여 대의 모니터가 공장 곳곳을 비추고 있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CCTV를 통해 사고 지점을 찾을 수 있었다. 전기, 가스, 화학물질의 흐름과 작업 현황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사고가 발생하면 모니터에 경보가 뜨면서 중앙통제실에서는 즉시 현장 관리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상황을 알리는 시스템이 구축돼있다. 한 과장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상자를 빨리 옮기기 위해 사고 발생 지점에 비상엘리베이터까지 보내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소개했다.
안전관리팀은 지난해부터 사내 전기, 가스, 화학 기술자를 비상대응전문가로 육성하고 있다. 해당 사고 발생 시 현업 전문가가 안전관리팀과 함께 협력해 사고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일어나면 현장에 있는 화학물질 전문가가 현장 통제 범위와 사고 대응 방법 등 자문에 응하는 방식이다. 각 분야 9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노력으로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은 지난해 2월부터 무재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한 과장은 “최근 세월호 참사와 각종 산업안전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안전관리팀에 먼저 교육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009년부터 안전학교를 운영해 왔다. 생산직 직원들은 3일간 안전학교에 입소해 심폐소생술부터 화재 발생 시 진압훈련, 화학물질 관리법 등을 배워야 한다. 지금까지 수료 인원이 1만2000명가량 된다.
LG디스플레이는 8월까지 안전학교를 안전체험관으로 확대 개편한다. 안전체험관은 공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사고 위험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예를 들어 추락사고 체험관은 몸에 안전벨트를 맨 뒤 3m 높이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체험을 하는 식이다. 화재 발생 가상 체험관에서는 화재 진압 및 대피 훈련을 직접 임무 수행을 통해 학습하게 된다. LCD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화학물질과 원재료의 취급 주의사항 및 사고예방에 관한 이론 교육도 병행할 방침이다.
변현석 안전학교장은 “국내에선 몇몇 기업이 안전체험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 체험관은 공장에서 자주 일어나는 산업안전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갖췄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파주=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