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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 지혜]“투자심리로 주가예측?… 短期전략에서만 쓰세요”

입력 | 2014-05-22 03:00:00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유진 파마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효율적 시장가설의 신봉자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시장에서 관찰되는 주가는 가격 결정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반영한 결과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주가를 예측할 수 없다. 주가는 이제까지 밝혀진 모든 정보를 이미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때로 미래의 현금흐름이나 위험에 근거 없는 믿음을 갖는다. 자신만 알고 있는 어떤 정보를 활용하면 주가를 예측해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 것인데, 이를 투자심리라고 한다. 이런 투자심리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학계는 끊임없이 연구해 왔다. 대체로 장기적으로는 가격 결정이 효율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즉 가격 결정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폴 테틀록 미 컬럼비아대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도 투자심리가 단기 주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칼럼에 나타난 단어들을 기준으로 투자심리를 예측하고 이를 미국 주식시장과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우선 매일 게재되는 경제칼럼에 포함된 단어들을 심리상태를 대변하는 여러 기준으로 분류한 뒤 각 심리상태에 속하는 단어들의 빈도를 계산했다. 취합한 단어 빈도를 분석해 투자심리가 얼마나 비관적인지 계량화했다. 그리고 이 수치가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오늘의 비관적 투자심리와 내일의 다우존스지수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즉 오늘 형성된 시장에 대한 비관적 투자심리는 내일 주식시장의 하락을 예측했다. 다시 말해 이 연구는 가격 결정과 전혀 상관없는 정보가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적어도 단기에는 가격 결정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며 투자심리를 활용한 매매전략이 효력을 가질 수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 다만 이 같은 비관적 투자심리의 시장 예측력은 단기에 그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엄찬영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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