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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정이품송 솔잎혹파리 비상… 긴급 방제

입력 | 2014-05-22 03:00:00

전체 70%까지 피해 입었을 가능성




충북 보은군은 21일 정이품송의 솔잎혹파리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 방제를 실시했다. 보은군 제공

충북 보은군에 있는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의 솔잎혹파리 피해 예방을 위한 긴급방제가 실시됐다. 이 나무를 집중 관리하고 있는 현대나무병원은 이날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솔잎혹파리에 감염된 상층부 등에 살충제를 살포했다.

1980년대 솔잎혹파리에 감염돼 큰 피해를 입었던 정이품송은 최근에 다시 솔잎혹파리가 생긴 것으로 확인돼 13일에 첫 방제를 했다. 충북대 수목진단센터가 조사한 결과 상층부를 중심으로 전체 솔잎의 60∼70%가 피해를 봤거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솔잎혹파리에 감염되면 솔잎의 성장이 멈추거나 광합성을 하지 못해 나무의 생육에 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은군 관계자는 “다음 달 말까지 정이품송을 상대로 집중방제를 하고, 주변 소나무에 대해서도 방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이품송은 1464년 2월 조선 세조의 행차 때 어가 행렬이 무사히 통과하도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하지만 600년이 넘는 고령인 데다 병해충과 자연재해 등으로 힘겨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1980년대 중부 산간지역을 휩쓴 솔잎혹파리로 고사 위기에 몰렸다. 1993년 2월에는 강풍으로 지름 26cm, 길이 6.5m의 서쪽 가지가 부러졌고 2004년 3월에는 폭설로 서쪽 가지 2개가 부러졌다. 2007년 3월과 2010년 12월에도 돌풍으로 가지가 부러져 좌우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01년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꽃가루를 강원 삼척시 준경릉 소나무에 수정시켜 58그루의 장자목(長子木·양친에 대한 정보가 밝혀진 첫 번째 자식 나무)을 생산했다. 2011년 6월에는 정이품송 계통 보전을 위해 나무에서 꽃가루를 채취해 유전자은행에 영구 보관 중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