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 여론조사서 53% 지지 서방-러 치우치지 않는 실용노선… 동서갈등-내전위기 극복여부 관심
“내가 당선되면 3개월 안에 러시아와의 갈등을 해결하겠다.”
25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이 예상되는 ‘초콜릿 왕’ 페트로 포로셴코 후보(48)가 극단적인 동서갈등을 매듭짓고 우크라이나를 내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13일 전국 6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3개 기관 공동 여론조사에서 포로셴코 후보는 53.2%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역으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에서 옥고를 치렀던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53)는 10.1%로 그 뒤를 이었다. 동부 지역에 지지 기반을 둔 세르게이 티기프코 전 부총리(54)는 8.8%로 3위였다.
성공한 기업가이자 외교장관 등을 지낸 포로셴코 후보는 서방과 러시아 중 어느 한편에도 치우치지 않은 ‘실용주의자’이자 ‘협상 전문가’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동서화해와 경제회복을 이룰 적임자로 꼽힌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선거 직후 첫 번째 행보로 즉시 방문해야 할 곳은 모스크바도 워싱턴도 아니다”며 “첫 번째 방문지는 동부 도네츠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65년 남부 오데사에서 태어난 그는 키예프국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커피원두를 파는 일로 사업을 시작했다. 과자업체들을 여럿 인수해 빈니차에서 ‘로셴’그룹을 세우고 동유럽 최대 제과업체로 키웠다. ‘초콜릿 왕’으로 불리는 그는 자동차 조선 방송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개인 재산은 13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로 추산된다.
그는 1998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10여 년간 친유럽, 친러시아 정치 캠프를 모두 경험했다. 친러파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을 도와 2001년 창당에 참여해 무역경제발전장관을 맡았고 2004년에는 친서방파 빅토르 유셴코 전 대통령을 도와 오렌지혁명을 이끌었다. 2009∼2010년 티모셴코 총리 시절에는 외교장관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반정부 시위를 공개 지지하고 야권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또 3월 크림 반도 사태 당시 정치인 중 유일하게 크림 반도를 찾아가 분리독립 민병대와 협상을 하기도 했다. 포브스는 “우크라이나인들은 포로셴코의 당선으로 마이단 시위가 목표했던 정권교체가 완료되길 기대한다”며 “러시아와의 협상을 추진하는 후보의 당선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경 태도를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