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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아내의 시신이 사라지고… 모든 기억과 상황이 뒤죽박죽

입력 | 2014-05-22 03:00:00

한일합작영화 ‘무명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조니 뎁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트랜센던스’(14일 개봉)에 이어 또 인간의 뇌와 기억에 관한 영화가 나왔다. 일본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西島秀俊) 주연의 한일 합작 영화 ‘무명인’(29일 개봉·사진)이다.

평범한 디자이너 이시가미(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결혼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일찍 퇴근한다. 선물을 들고 집 문을 연 순간, 아내는 싸늘한 시신이 돼 있다.

잠시 뒤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 친정인데 오늘은 자고 갈게요.” 분명 아내의 목소리다. 돌아보니 아내의 시신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때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낯선 사내들이 들이닥쳐 그를 체포한다. 연행되던 이시가미는 사내들이 경찰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승용차에서 뛰어내린다.

도망치던 이시가미는 취재차 일본을 방문한 한국 방송기자 강지원(김효진)의 도움으로 아내의 전화가 걸려왔던 처가로 향한다. 벨을 누르자 장모 대신 낯선 사람이 “여기서 우리가 1년 넘게 살고 있었다”고 말한다. 모든 관계와 기억과 상황이 뒤죽박죽이 된 이시가미는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둔한 관객이라면 영화의 중후반까지 이시가미가 왜 이런 상황에 빠졌는지 도대체 짐작을 할 수가 없다. 그만큼 장면마다 정교하게 계산된 미스터리 스릴러다. 영화 중반부쯤 이시가미가 묵었던 모텔의 TV에서 나오는 치매 연구 관련 뉴스가 살짝 힌트가 될 수 있다.

일본어로 대부분의 대사를 소화한 김효진의 연기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니시지마의 과도한 감정 표출은 가끔 부담스럽다. 니시지마는 일본에서는 2002년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 2003년에는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라스트 씬’ 등 일본 유명 감독의 영화에 잇따라 출연해 명성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2006년 개봉한 ‘스키다’로 인기를 끌었으며, 2011년 TV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에서 김태희의 상대역으로 나왔다.

2000년 국내서 번역 출간된 일본 소설 ‘게놈 해저드’가 원작이다. ‘야수’(2005년)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15세 이상.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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