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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girl]글로벌 아트 전시 프로젝트 Inspiring Journey

입력 | 2014-05-23 03:00:00

■Cover Story
글로벌 아트 전시 프로젝트, 나를 찾아가는‘영감 여행(Inspiring Journey)’




부직포 40장이 블라인드처럼 겹겹이 매달려 이색적인 입체공간을 만든다. 부직포는 사람 모양으로 디자인 돼 ‘자아’를 표현한다.

중국 예술의 중심지로 알려진 베이징의 ‘798 예술구’에서 한국 전시회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술 나눔 경영’으로 알려진 코오롱의 글로벌 아트 전시 프로젝트 ‘영감 여행(Inspiring Journey)’ 시리즈 첫 회가 중국에서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은 것. 지난 4월 25일부터 5월4일까지 베이징 798 시태공간에서 진행된 전시에는 중국인 관람객 4만 5000여 명이 다녀갔다. 중국 SNS 웨이보에서 열린 전시 관련 이벤트에는 50만여 명의 중국인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 전시는 오는 6월27부터 7월6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프라자(DDP)에서 선보일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부직포를 예술 소재로 사용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고 버리는 부직포(不織布)를 소재로 사용한 것. 부직포로 만든 대규모 설치 작품이 이색적인 입체공간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영감 여행(Inspiring Journey)은 코오롱에서 생산하는 소재를 예술로 표현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려는 의도에서 기획했습니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완성품의 중요 요소가 되는 ‘소재의 힘’도 얘기하고자 했고요.”

코오롱의 글로벌 아트 전시 프로젝트의 기획, 진행을 총괄하고 있는 박성미 상무(코오롱 미래전략 TF장)는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소재의 중요성을 알고 소재를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힌다.

부직포로 설치 작품을 제작한 서아키텍스의 김경은 소장은 “소재를 그대로 살리면서 스케일을 크게 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한다.

“부직포를 만드는 코오롱의 공장을 방문했을 때 그 시설 규모와 공정이 하나의 예술작품 같아 감탄했습니다. 부직포가 의외로 색을 잘 받아들여 프린트가 아름답게 되는 데도 놀랐고요. 플라스틱과 종이의 중간 성격을 갖는 섬유라서 쉽게 손상되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인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그간 편하게 쓰고 버렸던 부직포가 신소재로 다가오더라고요.”

부직포는 뜻 그대로 실로 짜지 않고 만든 천. 이번 전시에 사용된 부직포는 열과 압력을 가해 실을 붙인 것이다. 그 공정은 이번에 초고속 흑백 필름으로 단편 예술 영화처럼 만들어 중국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현실에서 지치고 힘든 ‘나’를 치유하는 이색 공간


부직포로 완성한 설치 작품명은 ‘4 해비타트(Habitats)’. 4개의 조형물로 되어있는데, 각각 부직포 40장을 블라인드처럼 겹겹이 매달아 이색적인 입체공간을 만든다. 부직포는 사람의 형상으로 재단돼 있고, 노랑, 주황, 빨강으로 프린트돼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4개의 조형물은 순서대로 그 안을 혼자 천천히 걸어 통과하도록 되어 있다. 자아를 표현하는 부직포 조형물을 관람하는 동안 ‘나를 찾는 여행’을 하듯 현실에서 지치고 힘든 자신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와 마주 하게 된다’는 게 작품의 컨셉이다.

첫 번째 조형물은 내가 ‘나’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One & Only)라는 뜻을 담았다. 두 번째는 다른 사람과의 공동체를 통해 ‘나’를 들여다보고(One to Many), 세 번째는 ‘나’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한층 높은 차원으로 나를 끌어올린다(One to Higher Self)는 의미를 표현했다. 네 번째 조형물은 새로운 ‘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다(One to Infinity)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중국 SNS 웨이보에서 뜨거운 호응 얻어

중국 SNS 웨이보에는 전시를 본 관람객들이 댓글을 많이 달아놓았다.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영감 여행’ 동안 모든 것을 잊고 특별한 여정으로 빠져들었어요. 이 전시회는 저를 다른 공간의 세계로 데려다주었어요.”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마치 제가 아닌 것같이 느껴졌어요.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한편 강하게 만드는 전시였어요.”

이번 중국 전시회에서는 ‘영감 여행(Inspiring Journey)’의 준비 과정을 담은 짧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했다. ‘소재의 놀이터’라고 이름 붙인 워크숍 공간에서 관람객이 부직포로 명함 케이스와 인형을 직접 만들어보는 D.I.Y 체험전도 곁들였다.

태블릿 PC로 정보를 입력해 자신이 원하는 아바타(자아를 상징하는 디지털 캐릭터 인형)를 대형 스크린에 띄우는 장치도 인기를 끌었다. 부직포 인형과 디지털 아바타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에서 내놓은 2014 봄, 여름 의상들을 골라 입혀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디지털 아바타는 사람 모양이면서 하나의 꽃잎으로 꽃모양을 만들게 돼 있어 흥미롭다. 이미 코오롱 임직원들이 만든 아바타 꽃잎에 중국 관객들이 만든 것들이 붙어 디지털 세상에서 떠다니고 있다. 6월 27일 시작하는 서울 전시 때 한국 관객들이 아바타를 만들면 앞의 아바타 꽃잎들과 만나 예쁜 꽃들을 완성하게 된다. 때문에 서울 전시는 ‘영감 여행(Inspiring Journey) - 소재로 꽃을 피웁니다’란 이름을 달고 있다.


글/계수미 전문기자 soomee@donga.com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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