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내각 개편/새 총리 안대희]
‘책임총리’ 실현 의지 밝힌 안대희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는 제2 조각(組閣) 수준으로 개편될 내각의 수장을 맡게 된다.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남겨두고 있지만 그동안 안전행정부가 맡았던 인사, 조직 및 안전 총괄 업무가 총리실 소속 행정혁신처와 국가안전처로 각각 옮겨온다면 총리실은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그 권한을 제대로만 행사한다면 명실상부한 ‘책임총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권력의 집중도가 강한 한국식 대통령중심제 아래서 책임총리가 가능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만만찮다.
○ “국가 개조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총리 내정 통보를 받은 안 후보자는 22일 오후 5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먼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 대한 위로의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패러다임은 물질과 탐욕이 아닌 공정과 법치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 등에 맞서 반부패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안 후보자는 마지막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여운 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대통령을 진정으로 보좌하기 위해 바른 길, 정상적인 길을 가도록 소신을 갖고 대통령께 가감 없이 진언하겠다”고 말했다.
○ 책임총리제 이번에 구현될까
현행 헌법 87조는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책임총리제가 제대로 구현되면 총리가 내각 통할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책임총리제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안 후보자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막기 위해 구상한 정치쇄신안의 핵심이다. 책임총리제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채택됐다.
역대 정부에서는 노무현 정부 당시 이해찬 총리가 그나마 책임총리제에 가장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과의 전폭적인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공공기관 지방 이전안 발의 등을 추진하면서 일정 부분 국정운영을 주도하기도 했다.
1997년 이른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통해 사실상의 공동정권 수립에 기여한 김종필 전 총리는 총리이자 국정 2인자라는 특별한 지위를 누렸다. JP는 당시 경제부처 조각권을 보장받았고 국민연금 파동 등 국정현안을 성공적으로 중재했다. 안 후보자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강경석 coolup@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