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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충청권이 분수령” 대전行… 野 “수도권 기세잡자” 수원行

입력 | 2014-05-23 03:00:00

[6·4 지방선거 D-12]
유세 첫날 ‘장소의 정치학’
與, 朴대통령 당선 발판지역서 시작… 野, 초반 사흘 수도권에 화력 집중




여야 지도부가 22일 6·4지방선거 운동의 첫발을 뗀 지역을 보면 각 당의 선거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 오전 9시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장회의를 대전에서 열었다. 당력을 충청권에 집중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띄운 것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해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선대위 관계자들은 이날 충남 예산과 천안, 청양, 부여를 비롯해 세종시까지 두루 방문하며 유세를 펼쳤다.

새누리당은 충청권이 이번 선거의 승부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당과 백중세를 보이는 충북 대전 세종에서의 선전 여부가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판세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그만큼 충청권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도권에 사는 충청인의 표심까지 함께 공략하겠다는 행보를 강조한 것이다. 중부 벨트에서 힘을 얻어 수도권으로 북상하며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충남 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이 원내대표를 앞세워 충청권의 표심을 자극한다는 포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의 첫 유세지를 충청권으로 정하고 그중에서도 대전을 선거운동의 출발지로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대전은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후보 시절의 박근혜 대통령이 첫 유세를 시작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또 충청권은 ‘세종시 원안 고수’를 주장하던 박 대통령이 균형발전을 강조한 지역이라는 의미도 있다. 박 대통령을 당선시킨 발판이 된 지역에서 지방선거를 시작해 대선과 같은 승리를 얻어내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수도권, 특히 경기에 집중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야권에 유리해진 선거 지형을 최대 활용해 서울 인천은 물론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경기에서까지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 박영선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오전 8시 반 경기 수원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겸한 ‘안전한 나라 만들기, 국민안전 지키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지방선거의 기조를 ‘세월호 심판’으로 잡은 만큼 희생된 학생들의 유족이 거주하고 있고, 유권자 사이에서 애도의 분위기가 강한 경기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해 초반 기세를 잡아보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두 대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권 책임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 슬픔과 분노가 표로써 말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살릴 수 있었던 생명들을 죽게 만든 책임은 결코 용서할 수 없다. 그래서 선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는 축제가 아니라 참회다.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는 국민의 상처받는 마음을 위로할 때다”라고 밝혔다. 이날 김 대표는 주로 경기 지역을 돌며 유세를 했고, 안 대표는 대전을 들러 선거전을 펼친 뒤 상경해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구 등 강북지역에서 유권자들을 만났다.

새정치연합 선대위 관계자는 “선거운동 기간 초반 사흘과 막판 사흘을 수도권 지원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중부 벨트의 경합 지역인 충북과 강원을 방문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서울 인천과는 달리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연패했던 경기에서마저 이겨 ‘수도권 전승’을 거두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또 수도권의 여세를 몰아 충청 강원의 중부벨트까지 장악하겠다는 속내도 있다. 한편 전략공천 갈등이 있는 광주에는 안 대표의 유세 행보를 최대한 늦춘다는 전략이다. 무소속 강운태 이용섭 후보 측의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민동용 mindy@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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