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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자기 직분에 충실하지 못해 사회 문제 생겨”

입력 | 2014-05-23 03:00:00

6월 5일 용성스님 탄생 150주년… 기념행사 준비하는 법륜스님




“승려로서 불교의 정법 확립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동시에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용성 스님(1864∼1940)은 언제나 저의 귀감이 되시는 분입니다.”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정토회 회주 법륜 스님은 다음 달 5일 용성 스님이 태어난 전북 장수군 죽림정사에서 백용성 진종조사 탄생 150주년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성 스님은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불교계 대표로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뒤 서대문형무소에서 1년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용성 스님의 제자는 법륜 스님의 스승인 도문 스님으로, 법륜 스님은 올 3월 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제3대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법륜 스님은 “동상, 성철, 도문 스님이 용성 스님의 제자로 조계종 종정의 60%가 용성 스님의 문중일 정도로 그 가르침은 한국불교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용성 스님의 행적을 되돌아보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상당하다”고 했다.

“자기 직분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들로 인해 사회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어요. 용성 스님은 바른 종교를 위해 경전을 번역하고, 불교의 대중화를 위해 어린이 찬불가를 만들어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법회를 여는 등 승려로서 자신의 직분에 충실한 분이셨습니다.”

법륜 스님은 자신의 저술 활동, 대중 강연, 통일 및 환경 운동에 대해 “용성 스님의 영향을 받아 승려의 본분에 어긋나지 않는 한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용성 스님은 독립운동가로서 민족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임시정부에 독립운동자금을 제공하며 시대적 과제를 위해 노력하신 분입니다.” 용성 스님은 만주 북간도에 대각교당과 선농당을 건설해 동포들의 정착을 도왔고 독립운동자금을 후원했다.

법륜 스님은 평화재단 이사장으로서 통일운동에도 앞장서 왔다. 2012년에는 ‘새로운 100년,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이야기’도 출간했다. 그러나 최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방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슬픔에 빠진 가운데 종교인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 종교지도자모임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