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신속성과 정확성이 모두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재난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는 사실을 확인할 시간적 겨를이 없다. 세월호 사고의 특수성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오보 양산에 영향을 미쳤다. 삼풍백화점 붕괴나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때는 현장 취재가 가능했지만 해상 재난사고인 세월호에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반면에 세월호 승객들은 SNS를 통해 최후의 순간을 외부에 알릴 수 있었고 이것은 오보를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기자들이 욕을 먹는 데는 생존자나 유가족에 대한 무례한 취재태도 탓이 큰 것 같다. JTBC 기자는 구조된 학생에게 “친구가 사망한 걸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가 앵커가 사과했다.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은 취재 차량으로 가로막혀 유가족이 드나들기도 힘들었고, 유가족들의 통곡이 터지면 기자들은 카메라를 들이대고 플래시를 터뜨렸다. 이들의 ‘취재본능’은 평소 같으면 이해받았을지 모르지만 민감한 재난상황에서는 금기다. SPJ(The Society of Professional Journalists) 윤리헌장은 “뉴스 추적은 불손함에 대한 면허장이 아니다”라고 돼 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