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가 되는 날이다. 바로 전날 안대희(59) 전 대법관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에 내정되면서, 두 사람의 묘한 인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안대희 후보는 스무 살이던 1975년 서울대 행정학과 재학 당시 제17회 사법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사시 17회 동기로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을 함께 다녔다.
안대희 후보는 사시에 합격하자 서울대를 그만두고 사법연수원에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사법연수원에 들어갔다. 그 시절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형'이라고 부르면서 "술을 사 달라"고 하는 등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 25세로 당시 최연소 검사로 임용된 안대희 후보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2·3부장을 거쳐 대검찰청 중앙수사본부 과장을 두 번 역임하는 등 검찰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12월 19일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안대희 후보는 노무현 정권 시절인 지난 2003년,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여야의 대선지금 수사를 지휘하면서 '국민검사'로 큰 인기를 누렸다.
또한 2003~2004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이른바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당시 최병렬 대표가 '차떼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박근혜 대표가 그 뒤를 이어 '천막당사'의 문을 열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안대희 후보는 검찰 총장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2006년 '검찰 몫'으로 배정된 대법관직에 올랐다.
이렇게 선연(善緣)과 악연(惡緣)이 겹쳐진 안대희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끝을 맺게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닷새째인 지난 2009년 5월 27일, 안대희 후보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당시 안대희 내정자는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은) 원칙을 지키려고 애쓰고 노력한 분인데, 슬프게 가시니 충격적"이라며 "조금 울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