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되면 자리-이권 50:50… 사례비를 받든지”… 선관위, 양측 후보 등 5명 檢고발
“내가 어떤 방법을 찾든지 니가 요구하는 조건대로 50 대 50으로 가자. 내가 보장할 것이다. 민정실장이나 비서실장 같은 거 군수가 다 잡고 있잖아. 사례비를 받든지.”(최 씨)
“5 대 5라는 말이 뭔 말이여? 형님 정확하게.”(김 씨)
“아따 뭔 이권 개입이라든지 뭐 거시기 모든 것이 군청에 많이 있잖아.”(최 씨)
“그러면 유○○(최 씨가 대리하는 후보)이 이번에 당선되면 다음에 안 나오기로 하고 그럴 수도 있잖아.”
3월 6일 낮 12시 30분, 광주의 모 식당에서 전남의 A 군수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모 후보의 측근인 최모 씨가 당시 출마예정자 김모 후보의 형 김모 씨와 만났다.
최 씨는 유 후보와 김 후보의 단일화 조건으로 자리나 이권을 챙겨주는 안과 다음에 출마하지 않고 밀어주자는 안 두 가지를 제시했다. 김 씨는 최 씨의 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직접 유 후보와 만나겠다고 제안했다. 동아일보가 23일 은밀한 대화가 오간 녹취록을 단독 입수했다.
단일화 제의받은 후보측, 뒷거래 대화내용 녹취… “그쪽이 사퇴” 되레 협박
“우리가 단일화하는 이유는 뭡니까? 승리를 같이 나누자는 것 아닌가.”(유 후보)
“경제적인 면이나 사업적인 면에 그런 것이 있으면 살짝 밀어준다는 것.”(최 씨)
“근께 뉘앙스로 알아들어. 이것은 뭔 서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잖아. 사람을 믿지 않으면 안 돼.”(유 후보)
“내가 그냥 맥없이 나온 건 아니잖아. 최 씨만 얘기하지 자네는 (구체적인) 얘기가 없잖아.”
“승리를 하더라도 그 다음에 자네 동생한테 기회를 준다는 것 아닌가.”(유 후보)
“이번에 되면 분명히 다음에는 안 나온다 이 말이지?”(김 씨)
“그걸 내가 이야기한 것 아닌가.”(유 후보)
녹취록에는 없지만 최 씨는 당시 김 씨에게 “선거비용도 몇억이 되든 다 우리가 내주겠다. 사례비도 주겠다”고 선거비용 보전을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이 단일화는 무산됐다. 단일화 제안은 유 후보가 먼저 했지만 김 씨는 이 대화 내용을 녹취한 뒤 “사퇴하지 않으면 이 녹취록을 근거로 선관위에 제보하겠다”고 협박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제보를 받아 상대 후보를 매수하려 한 유 후보와 측근, 대화를 녹음해 사퇴를 협박한 김 후보와 측근 등 5명을 모두 검찰에 고발했다. 이 두 후보는 후보자 등록을 하고 버젓이 이번 6·4지방선거 무소속 군수 후보로 뛰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