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회 칸영화제 폐막 “反정부 시위 희생 청년들에 바친다”… 티머시 스폴-줄리앤 무어 남녀주연상
예술 영화 감독들의 ‘올스타전’에서 승자는 터키 출신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55)이었다.
그가 연출한 ‘윈터 슬립’이 24일(현지 시간) 프랑스에서 폐막한 제6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제일란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이 상을 지난해 목숨을 잃은 이들을 포함해 모든 터키 젊은이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터키에서 지난해부터 발생한 반정부 시위로 많은 젊은이들이 숨진 것과 최근 3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탄광 사고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뉴질랜드 출신 여성 감독 제인 캠피언은 이 영화에 대해 “사색적인 캐릭터 연구가 돋보이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2등 작품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은 이탈리아 여성 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의 ‘더 원더스’에 돌아갔다. 3등 작품상인 심사위원상은 진출작 가운데 최연소 감독의 작품인 그자비에 돌란 감독(25)의 ‘마미’, 최고령인 장뤼크 고다르 감독(84)의 ‘언어와의 이별’이 공동 수상했다.
감독상은 ‘폭스캐처’를 연출한 미국 베넷 밀러 감독이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영화 ‘맵스 투 더 스타스’(데이비드 크로넌버그 감독)의 미국 배우 줄리앤 무어, 남우주연상은 ‘미스터 터너’(마이크 리 감독)의 영국 배우 티머시 스폴이 각각 수상했다. 한국 영화는 올해 임권택 감독의 ‘화장’ 등이 출품됐지만,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권현주 감독의 ‘숨’이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했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