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조직적 수사 거부 움직임
지난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금수원을 빠져나갔다는 사실이 확인된 뒤부터 유 전 회장의 측근 또는 계열사 관계자 등 주요 수사 대상자들이 연락이 닿지 않거나 잠적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유 전 회장이 핵심 참고인을 도피시키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 협조를 거부하라고 지시했는지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주 후반 유 전 회장 측 계열사들의 유상증자 과정 및 계열사 주식 거래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회사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잇따라 소환 통보했다. 그러나 그동안 조사를 받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연락을 끊고 잠적했으며 거주지에서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수원 인근 아파트 150여 채가 유 전 회장의 차명재산이라는 의혹에 대해 한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던 아파트 소유 명의자들도 주말 사이 일제히 소환에 불응한 채 사라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측 인사들의 동시다발적인 수사 거부 움직임이 모두 21일 전후 시작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 검찰과 경찰이 법원의 구인장이 발부된 유 전 회장과 전국에 A급 지명수배가 내려진 장남 대균 씨(44)를 체포하기 위해 은신처로 추정된 금수원을 진입해 수색한 결과 유 전 회장 일가가 이미 빠져나간 것이 공식 확인됐다.
검찰은 국내외에 수천억 원의 숨겨진 재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세월호 참사 보상을 위한 재산 환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 건물 등 100여 건의 유 전 회장 일가 재산을 압류했다. 반면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지난달 28, 29일 “빌려준 돈에 대한 권리 행사”라면서 유 전 회장 측의 계열사인 트라이곤코리아의 부동산에 270억 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재산 환수를 막기 위한 방어막 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안성=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