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역경은 위대한 예술가를 키우는 자양분이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그랬다. 지독한 궁핍과 정신질환에 시달린 그는 자화상을 유독 많이 그렸다. 모델을 구할 돈이 없었다. 생전에 팔린 작품은 단 한 점. 새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그림 위에 또 그림을 그려야 했다. “실패를 거듭한다 해도, 퇴보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해도, 일이 애초에 의도한 것과 다르게 돌아간다 해도, 다시 기운을 내고 용기를 내야 한다.” 이런 결기로 불멸의 신화를 남긴 고흐가 말했다. “진정한 화가는 양심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
▷20세기 팝아트의 거장인 앤디 워홀은 새로운 예술관을 제시했다. 저 높은 곳에 있던 예술을 대중이 즐길 수 있게 다리 역할을 한 그는 돈과 명예를 추구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돈 버는 것은 예술이다. 일하는 것도 예술이다. 사업을 잘하는 건 최고의 예술이다.” 예술가와 사업가를 겸한 신개념 직업 유형을 창출했던 워홀이 남긴 말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