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김범수 인연 화제
2000년 4월 27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이해진 당시 네이버 창업자(왼쪽)와 김범수 한게임 창업자가 두 회사의 합병을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두 사람의 경쟁은 30년 가깝게 이어진 깊은 인연 덕분에 더욱 관심을 모은다. 두 사람은 서울대 동기(86학번)이자 1992년 나란히 삼성SDS에 들어간 입사 동기.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나와 이 의장은 네이버의 전신인 네이버컴(1999년)을, 김 의장은 한게임(1998년)을 창업했다.
두 사람은 최근 4년간 모바일 시장에서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김 의장은 2010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탄생시켰다. 카카오톡은 이후 카카오게임하기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접목되면서 국내 모바일 시장의 주도적 서비스로 급부상한다. 이 의장이 이끄는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내놓으며 대응했으나 카카오에 밀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양상이 바뀌고 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 라인이 일본과 동남아에서 대박을 터뜨리면서 연일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이런 기세를 몰아 네이버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은 커뮤니티 서비스 ‘밴드’에서 게임서비스를 출범하며 카카오게임하기의 아성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번 다음과의 합병은 김 의장의 승부수로 꼽힌다. 카카오는 다음을 통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콘텐츠 부족’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의 콘텐츠를 무기로 카카오를 공략했던 이 의장에 대한 회심의 반격인 셈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