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 6라운드…다음 시즌 개막 앞당겨
GS 이나연·현대건설 한유미 등 팀에 복귀
GS 차상현·김동성 코치 등 소속팀과 결별
2014∼2015 V리그는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다. 새로운 시즌은 남녀 모두 6라운드로 진행되는데 남자부가 7개팀이어서 경기 스케줄이 예년보다 더 길어진다. 월요일을 경기일정에 포함시켜도 시즌 출발을 보름 정도 앞당겨야 내년도 프로야구 개막과 겹치지 않고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이런 계획에 따라 각 구단의 훈련일정도 예년보다 앞당겨졌다. 지금은 팀마다 필요한 퍼즐조각을 맞추면서 선수들과의 계약을 마무리하는 바쁜 때다. 이 과정에서 누구는 배구계로 다시 돌아오고 누구는 떠났다.
● 떠나보면 아는 배구의 고마움
많은 선수들이 반복되는 훈련과 오랜 합숙생활에 지쳐 가끔씩 일탈을 꿈꾼다. 그러나 막상 사회에 나가보면 운동만 해오던 선수가 할 일은 많지 않다. 여자선수들은 변변찮은 아르바이트에서 냉엄한 현실을 경험한다. 몇몇 선수들은 공부를 하거나 전혀 다른 삶을 택하지만 대부분은 코트를 그리워한다. 이나연처럼 젊고 팀에서 필요로 하는 기량을 갖춘 선수만 컴백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선수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 코트 복귀다.
현대건설도 베테랑 한유미를 최근 복귀시켰다. KGC인삼공사에서 선수생활을 끝냈던 한유미는 한때 미국유학을 했고 비치발리볼 선수로도 활동했지만 결국 32세에 V리그 복귀를 선택했다. 여러 방송사로부터 해설위원 러브콜이 많았지만 모두 사양했다. 오전에 팀에 합류하자마자 오후부터 볼을 만지며 준비된 선수임을 과시했다.
남자부 대한항공의 백광언, LIG 손해보험 정기혁, 현대캐피탈 이철규 등도 한때 코트를 떠나 정글 같은 사회를 경험했다. 정기혁은 시즌 도중 엄지손가락에 큰 부상을 당했지만 아픔을 참고 수술일정을 미뤄내면서 시즌을 모두 소화한 뒤 수술을 받았다. 더 이상 물러나면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백광언도 “떠나보니 공 하나, 토스 하나가 새롭게 느껴진다”고 했다.
도로공사의 세터 차희선은 시즌 뒤 팀을 떠나 방황하고 있다. 최근 친구 이나연이 만나 복귀설득을 했다. “나가보니 별 것 없더라. 헛고생 말고 빨리 돌아오라“고 얘기했단다. 배구인은 코트에서 살아야 한다.
2013∼2014시즌 뒤 많은 변화가 V리그에 있다. 조용히 진행되는 코칭스태프 선정이다. 유난히 수석코치 등 코치들의 변화가 많다. 여자부 GS칼텍스는 차상현 수석코치와 김동성 코치가 팀을 떠났다. 이선구 감독만이 남았다. 우승팀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김동성 코치는 영전이다. 황현주 감독을 대신해 수석코치에서 사령탑으로 승격한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이 후배인 그를 불러 수석코치로 승격시켰다.
차상현 코치는 한때 흥국생명의 감독 후보로 거론됐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결렬됐다. 그 이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GS를 떠났다. GS는 2명의 수석코치 후보를 놓고 심사숙고 하고 있다. 체력훈련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볼을 만져야 하는 여자팀의 특성상 남자 코치가 없으면 곤란한 일이 많이 벌어진다. 흥국생명은 류화석 감독과 김구철 수석코치가 팀을 떠났다. 박미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흥국생명은 아마추어팀에서 수석코치를 데려올 계획이다. 남자부 LIG 손해보험은 어창선 수석코치가 팀을 떠나고 강성형 전 현대캐피탈 수석코치가 새로 왔다. 지난 시즌 5위로 쳐진 성적에 대한 책임과 팀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문용관 감독의 뜻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대표팀의 출발
이제 배구는 국제대회시즌이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V리그는 대표팀의 국제대회 좋은 성적이 리그 인기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라고 인식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표팀의 2014시즌 국제대회 출발은 월드리그부터다. 세계 남자배구의 활성화를 위해 국제배구연맹(FIVB)이 1990년 창설한 배구의 월드컵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