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 터미널 화재 7명 사망 용접불티 LNG배관에 옮겨붙어… 지하1층 방화셔터 없거나 미작동 ‘전국 안전점검’ 대상서도 제외돼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고양종합터미널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서에 접수된 것은 오전 9시 2분. 불은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9시 29분경 진화됐다. 그러나 27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7명이 숨지고 4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모두 유독가스에 질식했다.
사고가 난 고양종합터미널은 버스 승하차 시설을 중심으로 아웃렛 대형할인마트 음식점 영화관으로 이뤄진 복합건물로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다. 지하 1층에서는 대형 푸드코트(CJ푸드빌) 입점을 위한 가스 수도 등 기초시설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불은 바로 이곳에서 시작됐다.
공사현장에서 용접 작업은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올해 2월 16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47층에서의 화재도 용접 과정에서 일어났다. 2008년 12월 7명이 숨진 경기 이천시 서이천물류창고 화재의 주범도 용접 불티였다. 불이 나더라도 방화시설만 제대로 작동되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소방관계자는 “지하 1층 공사현장의 방화셔터가 대부분 제거됐거나 작동하지 않았다. 지상층에서도 일부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곳의 방화셔터는 3월 말 실시된 자체 점검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지하에서 발생한 유독가스가 막힘 없이 지상으로 올라가면서 지하 1층 희생자 외에 2층에서만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고양종합터미널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부 당국이 전국 주요 시설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총체적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호 starsky@donga.com·조영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