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이어 ‘두 도시 이야기’ 주연 맡은 한지상-이건명
한지상(왼쪽)과 이건명은 모두 체력에 자신있다고 했다. 한지상은 동료 배우들과 격투기 동아리에서 운동하고 있다. 이건명은 일본 후쿠오카를 자전거로 여행한 적이 있을 정도로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칼튼 역의 두 배우를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연습을 끝낸 직후였지만 이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활기가 넘쳤다.
▽이건명(이하 이)=초연 때 본 후 꼭 하고 싶었어요. ‘프랑켄슈타인’이 격정적이었다면 ‘두 도시…’는 감성을 천천히 쌓으면서 나아갈 수 있죠. 음악적 힘도 좋고요.
▽이=맞아요. 남자가 강해지고 싶은 이유는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하잖아요. 지상이는 대사를 뱉는 것만으로도 청년의 기운이 느껴져요. 에너지가 넘치는 칼튼이죠.
▽한=건명 형은 순수해요. 형이 ‘내 인생이 이렇게 달콤했었나’라는 칼튼의 대사를 하는데 격동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순수한 남자에게서 풍기는 섹시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이=요즘 무대에 설 때마다 예전 생각이 많이 나요. 데뷔 19년 차인데 초창기에는 뮤지컬 배우라고 하면 ‘고생이 많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거든요. 한번은 친구가 제 손에 용돈을 쥐여주고는 후다닥 가버린 적도 있어요. 친구에게 ‘야, 이거 뭐야? 너 거기 안 서!’라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다리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웃음)
▽한=저는 2005년 ‘그리스’에서 조정석 씨의 커버(해당 배우가 공연하지 못할 때 대신하는 배우)를 맡았어요. 어느 날 새벽 인터넷으로 스케줄 표를 보니 제 이름이 사라진 거예요. 연기를 못한다고 빼버린 거죠. 어머니에게 달려가 ‘제 이름이 없어졌어요!’라며 울먹였던 기억이 생생해요. 그 뒤 매일 공연장에 가서 모니터링하고 연습했어요. 제 이름 석 자가 없어지지 않게 해야겠다고 다짐했죠.(웃음)
▽한=진심을 표현하는 것도 기술이더라고요. 진심을 적재적소에 어떻게 버무릴지 고민하고 있어요. 관객의 돈, 시간, 공연 보는 에너지를 아깝지 않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칼튼 역으로는 두 배우와 서범석이, 연인 마네뜨 역은 김아선 최현주가 출연한다. 6월 25일∼8월 3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13만 원. 1577-3363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