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여대 학생-교수 나서 미용-꽃장식-영상까지 맡아 총비용 240만원에 모두 해결
10일 경인여대 내 기념교회에서 작은 결혼식을 치른 이성환 씨(32·신랑)와 홍은미 씨(34·신부)가 결혼식을 도와준 경인여대 교직원,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인여대 제공
경인여대 학생들의 재능 기부로 이뤄지는 작은 결혼식은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 그리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제때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가정이 대상이다.
예비 신랑과 신부가 경인여대를 직접 찾아와 소신 있게 자신들의 결혼관을 설명해 작은 결혼식의 협조를 받은 사례도 있다.
10일 열린 결혼식 주인공 신랑 이성환 씨(32)와 신부 홍은미 씨(34)는 경인여대 사회봉사센터 김미량 교수를 찾아 “허례허식 속에 치러지는 결혼식에서 탈피해 우리만의 예쁜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혀 작은 결혼식의 꿈을 이뤘다. 이들은 하객을 위한 출장 뷔페와 결혼예복 대여료로 240여만 원을 썼다. 이 금액이 총 결혼식 비용이다.
나머지는 경인여대 학생들의 재능 기부로 충당됐다. 웨딩플래너과 학생들은 결혼식장을 예쁜 꽃 장식으로 꾸몄다. 그리고 결혼식장 바닥에 까는 융단(버진 로드)을 멋지게 장식했다. 아이벨르헤어과와 피부미용과 학생들은 이날 가장 아름답게 빛날 신부를 위해 헤어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담당했다. 사진과 영상 촬영은 영상방송과, 신랑 신부 의상 스타일링 및 드레스 도우미는 패션·문화디자인과 학생들이 맡았다.
주례는 경인여대 교목인 김헌환 목사가, 축가는 최진량 교양과 교수가 불러 작은 결혼식에 감동을 더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교수와 목사 등 경인여대 교직원들도 함께 재능 기부에 나서 작은 결혼식을 치르게 하는 데 힘을 보탠 것.
신부 홍 씨는 “남의 시선을 의식한 형식적인 결혼식보다 좀 더 의미 있는 소박한 결혼식을 평소 원했다”면서 “결혼식을 마치고 경인여대 사회봉사센터에 기부금을 전달했고 남편과 아동보호센터 등을 방문해 자그마한 정성을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인여대는 올해 총 10회의 작은 결혼식을 열고 내년에는 총 12회를 준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