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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2009년말 이전 임용 공무원 94만명, 연금 수령 61세 이후로 늦추기로

입력 | 2014-05-28 03:00:00

적자개선 위해 연금상한도 하향 추진




2009년 말 이전에 공직생활을 시작한 공무원들의 연금 수령 개시 시점을 현재 만 60세에서 61세 이후로 늦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에 따라 과거 공무원 연금체계 개편 과정에서 열외를 인정받았던 공무원들의 기득권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국무총리실과 관련 부처들이 공무원 연금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현재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편 방안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지탄의 대상이 된 공직사회에 대한 고강도 개혁안이자 재정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타개책이다.

○ 94만 공무원 연금수령연령 조정

정부는 만 60세로 돼 있는 2009년 12월 이전 공무원 임용자 94만 명의 연금 수령 개시 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10년 1월 이후 임용자(13만 명)의 수령 개시 시점은 이미 만 65세로 늦춰져 있다.

2009년 말 이전 임용자들이 먼저 공직생활을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5년이나 연금을 오래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데다 전체 공무원의 88%인 이들의 연금에 손을 대지 않으면 매년 발생하는 공무원연금기금의 막대한 적자를 줄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 방안은 공립학교 교사를 비롯한 전체 공무원연금 가입자 107만 명의 노후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도 개편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09년 말 이전 임용된 공무원이 사망할 때 유가족에게 지급되는 유족연금액도 10%포인트가량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09년 말 이전 임용된 공무원이 사망할 경우 유가족이 받는 유족연금은 원래 받던 퇴직연금의 70%로 2010년 이후 임용자의 유족연금 지급률(60%)보다 높다.

○ 적자연금 악순환 고리 깰 필요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에 나서는 것은 연금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만성적자 상태를 타개하지 않으면 나라 곳간이 휘청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은 1960년 도입된 뒤 줄곧 수입이 지출보다 많은 흑자를 유지하다가 1993년부터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적자로 돌아섰다. 연금적립금이 바닥나도 정부가 지급을 보장하도록 공무원연금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적자폭이 커질수록 국가가 받는 충격도 커진다.

작년 한 해 은퇴한 공무원들이 받은 공무원연금은 월평균 219만 원으로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84만 원)의 2.6배였다. 공무원들이 매달 받는 평균 연금액은 1990년에만 해도 57만 원이었지만 1999년 100만 원으로 올라선 뒤 매년 증가세를 보여 2011년에 200만 원 선을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령액 때문에 공무원은 퇴직 후 받는 연금으로 재직기간 소득의 62.7% 수준을 유지할 수 있지만 국민연금 가입자는 은퇴 전 소득의 40% 정도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더 내고 덜 받는’ 구조개혁이 여러 차례 이뤄진 반면에 공무원연금 개혁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던 결과다.

○ “밀실서 나와 공개 논의해야”


정부는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이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09년 개혁 당시 먼저 임용된 공무원에 대한 기득권을 인정해준 것이 패착이었던 점을 인식하고 공직 입문 시기를 배제한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연금수급 시점을 늦추고, 수급 금액을 현행보다 내리는 한편 공무원연금이 보장하고 있는 복지 혜택을 줄이는 방안까지 포괄적으로 개혁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국민연금에 비해 공무원연금 개혁이 느리게 진행돼 국민의 반발을 사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투명한 절차에 따라 강도 높은 개혁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정부가 관련 정보를 제대로 밝히지 않아 연구자조차 공무원연금에 대한 분석이 힘든 상태”라며 “공개적으로 공무원연금 재정상태를 정확하게 계산해 개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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