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자녀 섬나-혁기씨 거주지 2곳, 사무실 1곳… 양국 공조로 장녀 신병 확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 씨(48) 체포 작전은 세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한국 검찰과 프랑스 경찰은 섬나 씨 혐의와 체포영장을 공유하며 체포 작전을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프랑스 경찰은 27일 오전 6시경(현지 시간) 파리 샹젤리제 인근 세리졸가에 있는 섬나 씨 소유의 최고급 아파트와 차남 혁기 씨(42)가 미국으로 가기 전 머물렀던 자택, 섬나 씨와 혁기 씨가 함께 쓰던 사무실 등 세 곳을 동시에 덮쳤다. 프랑스 경찰이 섬나 씨 아파트에 들이닥쳤을 당시 섬나 씨는 혼자 있었다고 한다. 섬나 씨와 혁기 씨가 함께 쓰던 사무실은 말끔히 정돈돼 있는 상태였다. 섬나 씨는 “혁기는 프랑스에 없고 여기서 근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현지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기 씨가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 살았던 프랑스 자택에선 별다른 수확이 없었다.
검찰은 혁기 씨가 세월호 사고 이후 계속 미국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는 파리에서 잠적한 섬나 씨를 찾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검사를 파리로 보내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또 주일본 프랑스대사관에서 한국과 일본을 총괄하는 프랑스 경찰 주재관을 통해 ‘핫라인’을 구축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소식과 섬나 씨 얘기를 듣고 “이런 끔찍한 사고가 났는데 뭐든지 돕겠다”며 휴가도 마다하고 적극적으로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
프랑스가 범죄자 인도요청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미국도 혁기 씨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한국과 사법공조가 가장 잘 이뤄지는 나라로 꼽히는 미국도 혁기 씨 추적에 매우 적극적이다. 현재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이 한국 쪽과 긴밀히 협조하며 혁기 씨의 행방과 유 전 회장 일가의 미국 내 재산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