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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안대희 총리 후보자, 국민의 눈높이에서 거취 고민하라

입력 | 2014-05-28 03:00:00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해 변호사 개업 이후 열 달간 늘어난 재산 11억 원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혔다. 총리 자리를 얻기 위한 기부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좋은 뜻을 좋게 받아들여주면 감사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사후 기부’를 좋은 뜻으로 한다고 해서 전관예우나 과다 수임료 문제가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다. 논란을 피해 가려는 듯한 태도는 옳지 못하다.

안 후보자가 지금까지 기부한 4억5000만 원 중 3억 원도 순수하게만 보기 어렵다. 안 후보자는 정홍원 총리 사퇴론이 여당에서 공개 거론된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유니세프에 기부에 대해 문의했다. 기부를 한 5월 19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날이고 총리 후보자 발표 사흘 전이었다. 정 총리 사퇴론이 나올 때부터 후임 물망에 올랐던 안 후보자가 자신의 내정 사실을 알고 인사검증과 인사청문회를 의식해 기부했다는 의혹을 받을 만하다.

안 후보자는 거절하기 힘든 지인이 아니면 형사사건과 대법원 상고사건을 수임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한 대부업체 대표의 형사사건 상고심을 맡아 2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것을 무죄 취지로 승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사사건 상고심도 4건을 맡아 3건은 패소하고 1건은 승소했다. 대법원 사건은 승소 여부에 관계없이 수임료가 높다. 안 후보자는 월평균 2억 원 넘게 벌어들였다. 사법부의 전관예우 관행을 개혁해야 한다는 사회 움직임이 무색해지는 큰돈이다.

안 후보자는 서울 강남 개발 붐이 일던 1978∼85년 주소지를 서대문구 수색동에서 강남구 도곡동 압구정동 등으로 13차례 옮겼다. 강남과 강북을 오가며 7개월에 한 번꼴로 주소가 바뀌었다. 부인과 아들은 2001년과 2007년 따로 주소를 옮겼다가 다시 합쳤다. 위장전입을 의심할 수 있다. 안 후보자의 신고 재산에는 현금 수표가 5억1950만 원이나 된다. 왜 거액의 현금과 수표를 은행에 넣지 않고 보관했는지도 궁금하다.

안 후보자는 2006년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퇴임 후 변호사로 개업을 하더라도 자문 위주로 하고 구체적 사건은 맡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관예우로 의심받을 일은 아예 하지 않겠다는 그 말은 이제 허언(虛言)이 됐다. 박근혜 정부 첫 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낙마한 이유에는 7개월 7억 원 수임료도 들어 있다. 최고의 전관예우를 받았던 총리가 관피아 척결에 나서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볼지 안 후보자의 고민이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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