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정크수준 신용등급 매겨… 車업계는 “퍼스트 펭귄 될 잠재력”
강유현·산업부
S&P는 이렇게 평가한 근거로 ‘상당한 불확실성, 틈새시장에 갇혀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선 S&P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점을 오히려 테슬라의 잠재력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012년 테슬라가 내놓은 ‘모델S’는 ‘전기차=소형차’라는 인식을 깨고 틈새시장인 고급차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모델S는 한 번 충전에 426km를 달릴 수 있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기까지 5.6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 덕분에 테슬라 매출은 2012년 4억1325만 달러(약 4215억 원)에서 지난해 20억1349만 달러(약 2조537억 원)로 급증했습니다. ‘자동차업계의 애플’이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엄청난 투자 때문에 테슬라는 수년째 적자행진 중이지만 주가는 올해 41%(21일 211.56달러) 올랐습니다. ‘퍼스트 펭귄(선구자)’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베팅한 겁니다.
틀을 깨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다들 전기차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만큼 혁신적이라는 평가는 나오지 않습니다.
기자의 한 지인은 “3년 동안 자동차를 사지 않겠다”고 합니다. 3년 뒤면 상상을 뛰어넘는 자동차가 쏟아질 테니 그때까지 차를 고쳐가며 타겠다는 겁니다. 시간이 지난 뒤 누가 자동차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지 궁금합니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