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급식, 서울시장 선거 핫이슈로] 본보, 市교육청 4년치 자료 분석… 25개區중 13곳서 기준치 초과 검출 박원순 “가능성 없다” 부인후 시인, 정몽준 공세… 막판 변수 떠올라
서울 시내 공립 사립 초중고교 가운데 24곳의 학교급식에서 농약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8일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실을 통해 본보가 입수한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5월까지 농산물 잔류농약 검사를 통해 급식에서 농약이 검출된 학교는 2011년 12곳, 2012년 4곳, 2013년 7곳, 2014년 1곳 등 총 24곳이다. 이 가운데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서 농산물을 공급받은 학교는 9곳에 이른다. 당초 ‘농약급식’을 부인해 오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 측이 이날 뒤늦게 사실 관계를 시인하고 나섰다. ‘농약급식’ 공방이 서울시장 선거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 친환경 쌀 등에서 농약 검출
잔류농약 검사 결과 쌀, 유기농 현미를 비롯해 시금치, 쑥갓, 깻잎, 양배추 등 다양한 품목에서 농약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친환경유통센터가 한 초등학교로 납품한 무농약 시금치에선 살충제 성분인 ‘이미다클로프리드’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이 성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설립한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태아와 유아, 어린이에게 잠재적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시교육청은 서울시가 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하는 잔류농약 검사와 별도로 매년 자체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직접 급식을 담아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해 왔다. 시교육청은 잔류농약이 검출된 농산물을 납품한 친환경유통센터에 대해 과태료 처분과 함께 생산자와의 거래 중지 조치를 통보했다. 이와 별도로 감사원은 잔류농약이 포함된 농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서울시장 등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리면서 서울시내 469개 학교가 농약 농산물을 납품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 박원순 후보, ‘농약급식’ 인정 논란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는 28일 TV토론회에서 ‘농약급식’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정 후보는 “박 후보는 무더기 징계가 별것 아니라고 했는데 서울시장이 감사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것은 성수대교 붕괴 때 이후 처음”이라며 “계속 농약급식을 하겠다는 뜻인가”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렇게 혹세무민(惑世誣民)해도 되느냐. 검사 결과 잔류농약이 검출된 식재료가 학교에 납품될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