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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기 맞은 금융업… IT활용한 혁신에 길 있어”

입력 | 2014-05-29 03:00:00

[2014 동아국제금융포럼]
노벨상 수상 실러 예일대 교수




“역사적으로 전보와 전화가 발명됐을 때 금융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정보기술(IT)의 발전을 이용하면 큰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면거래를 통한 고객과의 관계 구축이라는 은행의 전통적 강점도 동시에 살려나가야 합니다.”

28일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사진)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성장 둔화에 직면한 금융회사들을 위한 해법으로 IT를 활용한 금융혁신을 제안했다. 다만 이에 대한 걸림돌로 대중들의 금융에 대한 시각을 꼽았다. 금융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IT를 통한 금융혁신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실러 교수는 “요즘 한국에서 각종 금융사고가 많이 일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금융업의 신뢰는 궁극적으로 청렴(integrity)한 문화를 통해 쌓인다. 미국도 과거 세무당국의 비리가 많았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청렴의 문화가 점진적으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의 현재 상황과 관련해서는 “2009년 대침체를 경험한 이후 5년이 지났다”며 “경기 침체가 5∼10년에 한 번씩 찾아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또 다른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러 교수는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꼽았다. 브라질, 중국 등 신흥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버블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이미 선진 경제로 접어들었고 극단적 버블도 없어 안정적”이라며 “이제 선진국을 모방하기보다 기술로 앞서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실러 교수는 2000년 닷컴 버블과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모두 예측한 세계적 석학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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