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요양병원 참사] 왜 인명피해 컸나… 유독가스 고스란히 병실로 퍼져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화재로 퍼진 연기를 피해 신속히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없었고, 침대 매트리스 등이 불에 타며 나온 유독가스가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은 점이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보인다.
불이 나자 당직을 서던 간호사는 요란한 화재경보 소리에 휴대전화로 119에 신고했다. 이후 불은 신속하게 진화됐지만 화재가 난 별관 2층에서 자력으로 빠져나온 환자는 입원환자 34명 중 7명에 불과했다. 70대 이상인 환자가 23명일 정도로 고령층이 많았고 와상환자(누워 지내야만 할 정도로 거동이 어려운 환자)가 5명, 치매 환자가 25명이었다.
비상경보는 울렸지만 병원에 스프링클러와 방화커튼 등 화재 발생 시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방재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민호 담양소방서장은 28일 오전 브리핑에서 “일정 규모 이상에 설치하는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난 건물의 설치의무 기준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방법상 요양병원은 스프링클러 적용 의무대상이 아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