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튀니지와 평가전 0-1 무릎
국민 염원 안고… 홍명보축구대표팀감독(가운데)과축구대표팀선수들이28일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열린월드컵출정식에서대형태극기를들고그라운드를걷고있다.이태극기에는대표팀의승리를기원하는팬들의다양한사진이담겼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축구 국가대표팀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개막 전에 국내 팬들 앞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대표팀이 출정식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고 월드컵 본선을 맞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팀이 월드컵 개최지로 떠나기에 앞서 국내 팬들 앞에서 공식 출정식을 열기 시작한 건 2006년 독일 대회부터다. 한국은 독일 월드컵 출정식 경기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출정식 경기에서는 에콰도르를 각각 2-0으로 꺾고 장도에 올랐었다.
수비가 예상보다 더 불안했다. 홍 감독은 경기 전날 “그동안 문제가 됐던 수비 부분을 점검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날 교체카드 6장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수비라인은 1명만 교체했다. 그것도 후반 16분 부상을 당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들것에 실려 나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곽태휘(알힐랄)로 바꾼 것이다. 그만큼 수비라인을 오래 두고 점검하고 싶었던 것이다. 홍정호는 상대 선수의 백태클에 왼쪽 발등을 다쳤는데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는 “걱정할 정도의 큰 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 43분 공격 진영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빼앗기면서 역습을 허용해 실점했다. 튀니지의 주헤이르 다우아디는 한국 수비수 3명을 달고 30m 이상 혼자 공을 몰고 가 득점했다. 홍 감독은 “이런 장면이 또 나오면 우린 앞으로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주영(아스널)은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후반 30분 김신욱(울산)과 교체됐다.
홍 감독은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국(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에 전력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이날 선수들의 등번호를 뒤섞어 눈길을 끌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10번을 달 박주영이 이날 18번을 달고 뛰는 등 출전 선수 전원이 다른 선수의 등번호를 달았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김신욱이 18번을 단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5만7112명의 관중이 찾았다. 2006년(6만4835명)과 2010년(6만2209명) 출정식 경기보다 적었다. 대표팀은 30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떠난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