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추적] 구원파 순천서 兪검거 조직적 방해
체포된 女신도 근무했던 몽중산다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 씨와 차남 혁기 씨가 대표로 있는 전남 보성의 녹차재배 전문업체 몽중산다원 전경. 검찰은 이곳 직원인 구원파 여성 신도 김모 씨를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27일 밤 자택에서 체포했다. 검찰은 이곳에 유 전 회장이 은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5일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보성=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7일 전남 보성군 자택에서 체포된 몽중산다원 감사 김모 씨(58·여)는 집에서 70km 떨어진 순천 송치재까지 와 수사관들의 동향을 살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낮에는 송치재 주변에서 구원파 신도들로 추정되는 사람이 무전기를 사용하며 연락을 취하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됐다. 검경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5일 검경이 유 전 회장이 은신하던 별장 ‘숲속의 추억’과 주변 ‘S염소탕식당’을 수색했을 때는 구원파 신도들이 필사적으로 검거 방해에 나섰다.
또 검경이 25일 오후 2시 S염소탕식당에서 300m 떨어진 별장을 수색했을 때도 이곳에 남아 있던 유 전 회장의 여비서 신모 씨(33·구속)는 한국말을 모르는 것처럼 영어를 쓰며 30여 분간 수사팀에 혼선을 줬다. 검경은 변 씨 부부와 신 씨의 방해 작전에 걸려 검거에 실패했다.
25일 오후 9시 S염소탕식당 앞에선 구원파 신도로 보이는 남자 3명이 검경의 별장 수색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려는 듯 끊임없이 주위를 살폈다. 이들은 인기척이 들리면 흰색 승용차를 타고 황급히 사라졌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김회종 인천지검 2차장은 29일 “범인 도피 혐의자들이 체포 수색 과정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묵비권을 쓰는 등 저항하고 있다”며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재진입할 가능성에 대비해 순찰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 일가의 차명재산 관리 의혹을 받는 삼해어촌영어조합 대표 조모 씨(60)를 참고인으로 소환했으나, 조 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