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추적] “5억 벌어보자” 전직 경찰 등 몰려… 주민들 “외지인 갑자기 늘어 불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걸린 현상금이 역대 최고액인 5억 원으로 인상된 뒤 유 전 회장이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전남 순천시 송치재 인근 등지에 ‘현상금 사냥꾼들’이 몰려들고 있다.
29일 송치재 주변을 수색하던 이모 씨(70·대전)는 “유 전 회장 흔적을 찾아내 현상금을 받고 싶은 생각에 순천에 왔다”고 말했다. 전직 경찰인 그는 추적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 유 전 회장이 은신했던 ‘숲 속의 추억’ 별장부터 먼저 찾았다. 이 씨는 “범인을 쫓는 것은 머리싸움인데 검경이 유 전 회장에게 밀리는 것 같다. 송치재 주변을 둘러보니 그가 이미 빠져나간 느낌”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모 씨(54)도 유 전 회장의 소재를 찾기 위해 분주했다. 순천에서 나고 자란 김 씨는 순천지역 구원파 신도들을 찾아가 유 전 회장을 찾는 데 보탬이 되는 정보를 캐고 있다. 김 씨는 “유 전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를 모아 분석하는 것이 먼저”라며 “현재는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회장 행방에 관한 제보를 하더라도 혼자 현상금 5억 원을 다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제보 내용의 기여도에 따라 현상금을 여러 명에게 나눠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8일간 도주하다 검거된 이대우 사건 때에는 기여도를 고려해 신고자 두 명이 현상금을 나눠 가졌다.
순천=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