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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격전지 인천 민심은 “예산 따올 劉” vs “다시 한번 宋”

입력 | 2014-05-30 03:00:00

[지방선거 D-5]




TV토론회 참석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왼쪽)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9일 티브로드 인천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인천 케이블 TV 토론회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인천=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다. 누가 시장이 되든 민생 좀 살려 달라.”

지방선거를 엿새 앞둔 29일 인천항에 인접한 인천 중구 신포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입을 모았다. 시장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채소를 파는 김모 씨(67·여)는 “피 같은 세금 수백억 원을 쏟아부었다는 월미 은하레일은 부실공사 탓에 몇 년째 운행도 못하고 있어 보기만 해도 속이 터진다”며 “우리 같은 서민들 위해 돈 써주는 사람이 (인천) 시장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찍겠냐는 질문엔 “여당이고 야당이고 뽑아놔도 빚만 늘리는데 투표해서 뭐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인천 민심은 좀처럼 종잡기 어렵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유동인구가 많고 토박이보다 외지 유입 인구 비율이 더 높아 대표적인 ‘스윙보트 지역(상황에 따라 지지 정당이 바뀌는 곳)’이기 때문이다. 선거 초반엔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가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를 앞서갔지만 중반 이후로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다. 본보가 26, 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에선 송 후보가 약간 앞서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인천 시민들은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유 후보가 시장이 되면 경제가 살아나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보인다. 본보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에서는 새누리당(44.0%)이 새정치연합(28.1%)을 크게 앞서고 있다. 동인천역 앞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성광 씨(46)는 “아무래도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시장이 되면 예산도 많이 따오지 않겠냐”며 “빚 줄이겠다고 뽑아놓은 야당 시장은 빚만 더 늘려놨다더라. 한 번 더 뽑아줘도 나중에 대선 나가겠다고 떠나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4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송 후보의 지지세가 견고해 보였다. 여기에 최근 세월호 참사와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등이 겹치면서 젊은 표심이 야권 후보로 쏠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해석이다.

29일 인하대 앞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 씨(24)는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걸 보면서 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송 후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오후 두 차례 TV토론을 벌였다. 유 후보는 “부패가 부채를 낳았다”며 “인천시 부채가 13조 원으로 4인 가족 기준으로 가구당 2000만 원에 이르는데 송 후보가 부패 문제를 극복했다고 말하는 건 시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송 후보는 “(뇌물 혐의로 구속된) 시장 비서실장 문제는 불찰이었고 반성하고 있다. 이후 청렴도를 강조해 시 청렴도가 최하위에서 7위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 후보가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냈는데 어떻게 재난관리 시스템을 만들었기에 세월호 사고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며 공세를 펼쳤다.

인천=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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