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5]
TV토론회 참석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왼쪽)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9일 티브로드 인천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인천 케이블 TV 토론회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인천=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지방선거를 엿새 앞둔 29일 인천항에 인접한 인천 중구 신포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입을 모았다. 시장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채소를 파는 김모 씨(67·여)는 “피 같은 세금 수백억 원을 쏟아부었다는 월미 은하레일은 부실공사 탓에 몇 년째 운행도 못하고 있어 보기만 해도 속이 터진다”며 “우리 같은 서민들 위해 돈 써주는 사람이 (인천) 시장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찍겠냐는 질문엔 “여당이고 야당이고 뽑아놔도 빚만 늘리는데 투표해서 뭐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시민들은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유 후보가 시장이 되면 경제가 살아나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보인다. 본보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에서는 새누리당(44.0%)이 새정치연합(28.1%)을 크게 앞서고 있다. 동인천역 앞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성광 씨(46)는 “아무래도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시장이 되면 예산도 많이 따오지 않겠냐”며 “빚 줄이겠다고 뽑아놓은 야당 시장은 빚만 더 늘려놨다더라. 한 번 더 뽑아줘도 나중에 대선 나가겠다고 떠나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4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송 후보의 지지세가 견고해 보였다. 여기에 최근 세월호 참사와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등이 겹치면서 젊은 표심이 야권 후보로 쏠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해석이다.
29일 인하대 앞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 씨(24)는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걸 보면서 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송 후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오후 두 차례 TV토론을 벌였다. 유 후보는 “부패가 부채를 낳았다”며 “인천시 부채가 13조 원으로 4인 가족 기준으로 가구당 2000만 원에 이르는데 송 후보가 부패 문제를 극복했다고 말하는 건 시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