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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공약 봇물… 재원 200조는 어디서?

입력 | 2014-05-30 03:00:00

[지방선거 D-5]
서울 용산개발… 국제교류지구… 인천-대구선 KTX역 개발 내걸어
대부분 현실성 적은 장밋빛 청사진




6·4지방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형 개발공약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예산을 국비나 민자 유치로 확보하겠다는 ‘뜬구름 잡기식’ 공약(公約)이 많아 공약(空約)이 될 개연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동아일보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선거공약서’와 ‘5대 공약’을 분석한 결과 소요 예산이 수천억 원이 넘는 개발사업이 대다수였다. 개발공약은 재산권과 직결돼 유권자의 눈길을 끌기 좋다 보니 지방선거 때마다 복지공약과 함께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것.

서울시장 선거에선 여야 후보가 각각 대규모 지구 단위 개발계획을 내걸었다.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는 일찌감치 용산국제업무지구(51만8700m²) 개발 재추진을 공약한 데 이어 창동차량기지(24만6998m²)의 복합단지 개발 등을 제시했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에 이르는 영동대로 인근 약 72만 m²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각자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인 강북과 강남의 표심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상대 텃밭을 공략해야 하는 후보들은 개발공약을 더 활발히 내놓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는 북구 산격동에 있는 경북도청 터에 ‘박정희 컨벤션센터’를 세우고 일대를 복합지구로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광주시장 선거에 나선 이정재 새누리당 후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를 문화·창작·예술 융복합 특별지구로 개발하고, 서구 마륵동 일대를 외국어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고속철도(KTX) 정차역’ 공약도 많았다. 유한식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는 KTX 세종역 정차를, 김부겸 새정치연합 대구시장 후보는 KTX 서대구역 건설을 내걸었다.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는 아예 인천발 KTX 신설을, 같은 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는 수서발 KTX의 의정부 연장을 공약했다.

전문가들은 재원 조달 방안이 모호한 개발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국책사업성 공약 재원이 총 200조 원을 넘어 이를 다 이행하면 국가 재정이 파탄 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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