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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분수쇼 ‘엔셀라두스’… 유황지옥 ‘이오’… 메탄호수 ‘타이탄’

입력 | 2014-05-30 03:00:00

관측기술 발달로 주목받는 위성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과학동아 6월호에 실린 태양계 위성 173개 전체 인포그래픽을 보실 수 있습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지구의 밤하늘에는 매일 ‘하얀 쪽배’인 달이 뜬다. 하지만 이는 지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에도 달처럼 행성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 즉 위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관측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동안 행성에 딸린 ‘서자’ 취급을 받던 위성이 천체 연구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감자처럼 찌그러진 위성이나 수세미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위성, 물을 품은 위성 등 지구의 달과는 다른 형태를 가진 다양한 위성들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다.

○ 태양계 173개 위성 중 113개가 ‘입양’된 위성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국제천문연맹(IAU)에 따르면 현재 태양계 행성 주변을 맴도는 위성은 173개에 이른다. 소행성이나 왜소행성 등에 딸린 위성까지 합치면 400개가 넘는다. 행성에 이렇게 위성이 많은 이유는 행성이 외부에서 작은 천체를 ‘입양’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성이 태어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행성이 탄생할 때 남은 찌꺼기가 뭉쳐서 위성이 되거나, 행성이 외부에 있는 작은 천체를 중력으로 끌어당겨 자신의 위성으로 삼기도 한다.

이렇게 ‘입양’된 위성은 소행성 등 작은 천체가 기원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작고 찌그러진 감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행성과는 전혀 다른 ‘삐딱한’ 기울기로 공전한다. 만약 이런 위성을 지닌 행성에서 밤을 맞는다면, 달이 남쪽에서 뜨고 지는 등 기이한 밤풍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이런 불규칙성에 주목해 이들을 ‘불규칙위성’이라고 부른다. 현재 전체 위성 중 65%가 넘는 113개가 불규칙위성으로 분류돼 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상상도. 지구의 2배가 넘는 물을 지닌 유로파는 암석 위에 물이 가득하고, 그 위를 단단한 얼음층이 덮고 있는 구조다. 그 얼음을 뚫고 때로 물이 분수처럼 솟는다. 출처 미국항공우주국(NASA)·유럽우주기구(ESA)

불규칙위성이 수적으로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과학자들이 더 주목하는 위성은 덩치가 큰 규칙위성들이다. 행성보다도 생명체가 탄생하기 더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4대 위성 가운데 하나인 ‘유로파’다. 유로파는 암석으로 된 지각 위에 지구의 2배가 넘는 풍부한 물이 있다. 액체 상태의 물은 체내에서 생체물질을 이동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명 탄생의 기본 조건으로 꼽힌다.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역시 물이 풍부한 곳으로, 지표면 위로 얼음과 수증기 기둥을 내뿜는 ‘우주 분수 쇼’를 펼쳐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 토성의 ‘타이탄’에는 물 대신 액체 메탄이 있고 대기까지 풍부해 지구와는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5000만 년 뒤에는 화성에 고리 생길 수도

개성이 다양한 위성도 여럿 있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인 목성의 ‘가니메데’는 행성인 수성보다 큰 덩치를 자랑한다. 최근 지하에 샌드위치처럼 얼음과 액체, 물이 겹겹이 스며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우주생물학자들을 흥분시키기도 했다.

목성의 위성인 ‘이오’는 화산과 같은 지질활동이 활발하다. 그 덕분에 땅에서는 황이 맹렬히 뿜어져 나오는 지옥이 펼쳐지고, 하늘에는 휘황찬란한 오로라가 장관을 이룬다. 화성의 위성 ‘포보스’는 태양계 위성들 중 행성에 가장 가까이 붙어 있으며, 100년에 1m꼴로 계속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5000만 년 뒤에는 화성과 충돌하거나 공중에서 부서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가 이때까지 살아남는다면 포보스의 파편을 고리처럼 두른 이색적인 모습의 화성을 관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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