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술 발달로 주목받는 위성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과학동아 6월호에 실린 태양계 위성 173개 전체 인포그래픽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구의 밤하늘에는 매일 ‘하얀 쪽배’인 달이 뜬다. 하지만 이는 지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에도 달처럼 행성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 즉 위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관측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동안 행성에 딸린 ‘서자’ 취급을 받던 위성이 천체 연구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감자처럼 찌그러진 위성이나 수세미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위성, 물을 품은 위성 등 지구의 달과는 다른 형태를 가진 다양한 위성들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다.
○ 태양계 173개 위성 중 113개가 ‘입양’된 위성
이렇게 ‘입양’된 위성은 소행성 등 작은 천체가 기원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작고 찌그러진 감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행성과는 전혀 다른 ‘삐딱한’ 기울기로 공전한다. 만약 이런 위성을 지닌 행성에서 밤을 맞는다면, 달이 남쪽에서 뜨고 지는 등 기이한 밤풍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이런 불규칙성에 주목해 이들을 ‘불규칙위성’이라고 부른다. 현재 전체 위성 중 65%가 넘는 113개가 불규칙위성으로 분류돼 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상상도. 지구의 2배가 넘는 물을 지닌 유로파는 암석 위에 물이 가득하고, 그 위를 단단한 얼음층이 덮고 있는 구조다. 그 얼음을 뚫고 때로 물이 분수처럼 솟는다. 출처 미국항공우주국(NASA)·유럽우주기구(ESA)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역시 물이 풍부한 곳으로, 지표면 위로 얼음과 수증기 기둥을 내뿜는 ‘우주 분수 쇼’를 펼쳐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 토성의 ‘타이탄’에는 물 대신 액체 메탄이 있고 대기까지 풍부해 지구와는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5000만 년 뒤에는 화성에 고리 생길 수도
목성의 위성인 ‘이오’는 화산과 같은 지질활동이 활발하다. 그 덕분에 땅에서는 황이 맹렬히 뿜어져 나오는 지옥이 펼쳐지고, 하늘에는 휘황찬란한 오로라가 장관을 이룬다. 화성의 위성 ‘포보스’는 태양계 위성들 중 행성에 가장 가까이 붙어 있으며, 100년에 1m꼴로 계속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5000만 년 뒤에는 화성과 충돌하거나 공중에서 부서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가 이때까지 살아남는다면 포보스의 파편을 고리처럼 두른 이색적인 모습의 화성을 관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