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신도가 빌린 車 전국수배… 檢 추적수사 장기화 가능성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에 위치한 별장 ‘숲속의 추억’에 은신하고 있다가 25일 검경 합동추적팀이 급습하기 직전에 승용차를 타고 이곳을 빠져나간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이 이미 순천 지역을 멀리 벗어났을 경우에는 추적 수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 전 회장은 25일 오후 2시경 검경 추적팀이 별장에서 300m가량 떨어진 S염소탕식당 을 급습하자 낌새를 채고 핵심 측근인 양모 씨와 함께 EF쏘나타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으며 검경은 이 승용차를 전국에 수배했다. 차량번호는 ‘전남 3×나 6××1’이다. 검경은 주변 도로의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이 차량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검경 추적팀은 S염소탕식당에 이어 오후 3시경 별장에 들이닥쳤으나 유 전 회장은 여비서 신모 씨(33·구속)만 남겨놓은 뒤 이곳을 빠져나간 뒤였다. 유 전 회장이 달아날 때 이용한 것으로 지목된 승용차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핵심 신도 추모 씨(60·구속)가 19일 밤 순천시내의 한 자동차공업사에서 빌려 갔다.
이에 따라 검경은 29일 순천시내 구원파 신도들의 자택과 몽중산다원이 소유한 전남 고흥군의 유자농장 등을 샅샅이 수색했다. 순천 일대에 거주하는 구원파 신도들에 대해서는 전수조사에 가까울 정도로 일대일 탐문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순천을 비롯한 전남 동부지역에 충성도가 높은 구원파 열성 신도가 많다”며 “유 전 회장이 별장 주변은 벗어났더라도 결국엔 이들 신도의 도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법은 이날 유 전 회장 일가의 실명 보유 재산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받아들였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인천=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