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포위망 좁혀오자 ‘교란작전’
○ “추적 혼선 주려 전주에 승용차 버렸다”
이 승용차는 당초 유 전 회장의 측근 추모 씨(60·구속)가 19일 오후 9시 반 순천의 한 자동차공업사에서 빌려간 것이다. 추 씨는 자동차공업사 사장 A 씨(56)에게 “친구가 서울에서 내려와 차량이 필요하다”며 빌렸다. 추 씨가 지칭한 친구는 유 전 회장의 최측근인 양회정 씨(56·지명수배)다.
25일 오전 3시경 검경 추적팀이 유 전 회장의 은신처인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을 덮치기 직전에 유 전 회장과 양 씨가 이 차량을 타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별장 급습 5시간쯤 뒤인 25일 오전 8시 16분 전주에 이 차량이 나타난 것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이후 동이 트자 고속도로를 이용해 일부러 순천과는 거리가 있는 전주까지 간 뒤 승용차를 버려 검경에 혼선을 주려 했다는 것이다.
○ 돕는 신도 많아 추적 장기화 우려
수배된 양회정씨
이들은 주차장에서 다른 차량으로 갈아탄 뒤 다시 유 전 회장과 합류했거나, 합류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장례식장을 빠져나가는 양 씨를 추적하면 유 전 회장을 검거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금수원 관리직원으로 오랫동안 유 전 회장을 보좌해온 양 씨가 유 전 회장의 도피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양 씨가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명수배자란 사실을 발표하면서 얼굴 사진도 공개했다.
검찰은 30일에도 유 전 회장이 순천과 인근 지역에 은신하고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집중수색을 벌였다. 특히 순천 송치재 별장을 벗어난 뒤 구례군 쪽의 산장에 숨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을 돕고 있는 또 다른 구원파 신도들이 있는 것으로 보여 유 전 회장 추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유 전 회장이 순천이나 전주가 아닌 전혀 다른 지역으로 벗어났을 경우 추적 작업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인천=장관석 jks@donga.com·조건희
순천=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