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디자인경영] 디자인경영과 창조경제 포럼
30일 동아일보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최한 ‘디자인경영과 창조경제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디자인 전략의 중요성과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준 삼성전자 전무, 임재희 KT 팀장, 이정원 현대카드 실장, 류인식 세비앙 대표, 이종석 산업통상자원부 디자인생활산업과장.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디자인경영과 창조경제 포럼’에 참석한 국내 기업의 디자인경영 담당자들은 “디자인을 단순한 외형 꾸미기가 아닌 경영전략의 방법으로 인식하면 제품은 물론이고 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일보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이번 포럼에는 200여 명의 국내 기업 디자인 부문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영준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선행디자인팀장(전무)은 삼성전자의 디자인경영이 글로벌 수준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최고경영자(CEO)의 확고한 철학과 의지 △강한 조직 역량 △우수 인력 확보와 양성 △강한 선행디자인 프로세스 구축을 꼽았다.
김 전무는 “기업이 제품을 넘어 문화와 철학을 팔아야 하는 시대에 디자인은 중요한 차별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디자인 성공 경험이 많아지면서 파격적이거나 실험적인 디자인 시도도 과거보다 더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기업이미지(CI)를 새로 바꾸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성공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임재희 KT 그룹디자인정책팀장은 “‘올레’ 브랜드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활용해 매장 인테리어, 로고 글씨체, 서비스 아이콘 등을 세련되고 고객친화적으로 바꿔 구태의연하고 권위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T는 셋톱박스 같은 제품에도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해 국내 서비스 기업 중 처음으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의 하나인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디자인을 통해 다른 금융회사와는 확실히 구별되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정원 현대카드 디자인실장은 “현대카드는 굉장히 모던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며 “앞으로도 ‘현대카드답다’고 할 수 있는 이미지와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디자인을 더욱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디자인 산업 육성 방안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조재경 한국디자인경영학회장(이화여대 교수)은 “유럽의 장인들이 시도했던 것처럼 디자인을 이용해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석 산업부 디자인생활산업과장은 “정부는 디자인을 성장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보고 있다”며 “산업계 전반에서 디자인 역량을 키우고 국제적인 수준의 디자인 전문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정책과 교육 지원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세형 turtle@donga.com·김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