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2] 서울시교육감 선거 ‘태풍의 눈’으로
고승덕 후보 기자회견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선거캠프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고 후보는 자신의 딸이 페이스북을 통해 “고 씨는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자신의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희경 씨는 고 후보와 전처인 박유아 씨 사이에서 태어난 2남매 중 장녀. 유아 씨는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차녀다.
지난달 31일 희경 씨는 페이스북에 ‘서울 시민들에게’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어머니가 나와 동생을 뉴욕의 학교에 보내려고 미국으로 데려온 뒤 그는 아예 우리와 연락을 끊었다. 11세 때부터 아버지 없는 삶에 적응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교육감은 가장 가까이 있는 자기 자식부터 보살필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라며 고 후보가 교육감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는 자신을 ‘공작정치의 희생양’으로 표현하며 후보직에서 사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딸이 이런 글을 올린 데 대해선 참담한 심경”이라면서도 “아픈 가족사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세력에는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했다.
또 “문용린 후보와 박태준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각각 교육부 장관과 총리로 재임하면서 각별한 관계를 맺은 걸로 안다”며 “딸의 글이 문 후보와 박 전 회장 아들의 야합에 기인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희경 씨가 글을 올리기 전 이미 박 전 회장 아들이 문 후보 캠프 쪽에 전화를 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희경 씨는 본보에 보낸 e메일에서 “내가 올린 글은 전적으로 성인인 내가 판단해 쓴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고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가족사 등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에 대해 “난 그와 내 사생활이 어땠는지 세세하게 논쟁하고 싶진 않다. 다만 서울 시민들에게 그가 자식들 교육도 제대로 해주지 못한 인물이었다는 정보를 전달해 주고 싶은 마음이 전부”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둘째 아들 성훈 씨는 한 포털 토론방에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