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심근경색’ 정성도씨 생명 지장없어
정 씨가 병원 신세를 지게 된 것은 팽목항 ‘밥차’ 봉사를 끝내고 돌아가던 지난달 28일 오후 6시경. 동료 자원봉사들과 함께 진도 읍내를 돌아보던 중 갑자기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쓰러졌다. 곧바로 읍내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빠른 조치 덕분에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정 씨는 세월호 침몰사고 이튿날인 4월 17일 팽목항을 방문해 40일 넘게 자원봉사를 해 왔다. 민간구호단체인 아드라코리아(ADRA KOREA) 호남지역본부의 도움을 받아 밥차에서 식사를 제공했다. 정 씨는 “많게는 하루 1500인분의 식사를 준비했다. 잠수부에게는 특식을 별도로 만들었고 끼니를 거르는 실종자 가족을 위해 미숫가루를 타서 건넸다”고 말했다.
정 씨는 딸(30), 아들(28) 그리고 입양한 딸(7)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막내딸은 선천성 시각장애(1급·무안구증)와 지적장애(1급)를 앓고 있지만 “가슴으로 키우는 딸”이라고 했다. “자녀가 잘못되면 부모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같은 부모로서 세월호 유족들이 겪고 있는 슬픔이 내 일처럼 느껴졌다.”
정 씨는 팽목항에 남은 자원봉사자들이 마지막까지 실종자 가족에게 힘이 되어주길 기원했다. 그는 “팽목항에서 느낀 건 바로 나눔의 아름다움이었다”며 “남은 봉사자들이 팽목항의 슬픔을 작은 희망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목포=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