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리더로 금수원 집단시위-은신처 마련 등 군사작전하듯 일사불란 주도 구원파 조직적 비호 檢 추적 어려움
검찰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직접 돕고 있는 구원파 일부 신도뿐 아니라 사회 각계에 포진해 유 전 회장 측에 정보를 제공하거나 조언을 하는 비호세력이 있다고 보고 강력 대처하겠다는 뜻을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유 전 회장 검거와 함께 비호세력 수사가 병행될 때에는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또 다른 핵심 실세 ‘김 엄마’ 등장”
김 엄마를 비롯해 유 전 회장 도피를 돕는 인물들이 금수원 주변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과 구원파의 대치 전선도 다시 가열되고 있다. 검찰은 금수원 강제 진입을 다시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조사 상황 등이 노출된 것으로 미뤄 사회 각계각층에 포진한 구원파 비호세력이 유 전 회장 도피를 돕고 있다고 보고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종교 지도자와 그룹 회장이라는 신분과 염치를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뿌리 없는 흉악범’처럼 허겁지겁 도망하게 된 것도 검찰의 수사 상황을 알게 됐기 때문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 檢, 유병언 전 회장 소재 원점서 수사
검경은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22일부터 순천으로 내려가 잠복해 구원파 전남 핵심 신도 추모 씨(60)의 동태를 살폈다. 20일 전후로 검경의 추적을 눈치 챈 듯 추 씨는 유 전 회장에게 접근하지 않았고, 도주 기미마저 보였다.
결국 검경은 24일 오후 11시 5분 추 씨를 체포했고 추 씨에게 차명 전화를 건넨 송치재휴게소 인근 ‘S염소탕식당’ 주인 변모 씨 부부를 25일 오전 1시 20분 체포했다.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역할을 했던 양회정 씨는 순천 별장 인근 구원파 연수원에 머물고 있다가 이 소식을 듣고 혼자 EF쏘나타를 타고 전주로 도주했다. 금수원에서 순천으로 내려오던 추 씨 부인은 구례 인근에서 휴대전화를 끈 뒤 잠적했다.
양 씨는 공중전화로 ‘김 엄마’에게 상황을 보고했으며 처가 쪽 인척과 함께 EF쏘나타를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D장례식장에 버렸다. 장례식장을 빠져나온 이들은 7분 뒤 수백 m 떨어진 인근 길거리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장례식장에선 절룩거리며 걷던 양 씨는 길거리에 이르자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근처 아파트 단지로 사라졌다. 일부러 부자연스러운 걸음으로 관절염을 앓고 있는 유 전 회장처럼 행세한 것으로 보인다. 양 씨는 이후 미용실에서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한 뒤 인척 소유 회색 SM5 승용차로 금수원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추 씨 등 4명을 조사해 유 전 회장이 은신했던 별장 ‘숲속의 추억’의 존재를 확인한 뒤 25일 오후 11시경 급습했으나 비서 신모 씨(33·여)를 체포하는 데 그쳤다. 검찰은 별장 급습 이후 양 씨가 유 전 회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양 씨의 행방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양 씨가 수사망을 의식해 혼자 금수원으로 간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유 전 회장의 소재를 원점에서 파악하고 있다.
인천=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안성=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