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양씨 5월 24일 130만원어치… 다음날 檢 식당 급습에 배달 못받아 턱밑 포위 모르고 장기은신 꾀한듯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운전기사 역할을 해온 양회정 씨(56·지명수배)가 지난달 24일 순천시내에서 130만 원어치의 가전제품 등을 구입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는 유 전 회장의 장기 은신을 위한 대비였던 것으로 보인다.
검경 합동추적팀은 양 씨가 지난달 24일 오후 2시 순천시내 한 가전제품 판매점에서 현금 130여만 원을 주고 냉장고 등을 구입했다고 1일 밝혔다. 양 씨는 이 가전제품들을 다음 날 순천시 서면 송치재휴게소로 배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양 씨는 순천에서 각종 생필품을 구입한 뒤 오후 6시경 순천시내에서 구례 방향으로 20km 떨어진 월등면의 한 주유소에 EF쏘나타를 몰고 온 것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판매점 배달원이 지난달 25일 낮 가전제품을 배달하기 위해 송치재휴게소에 전화를 걸자 누군가 “지금 급한 일이 생겼다. 다음에 배달해 달라”며 황급하게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씨는 당시 검경의 급습 소식을 듣고 혼자 순천에서 전주로 달아나 오전 8시 16분 덕진구 송천동 D장례식장 주차장에 EF쏘나타 승용차를 버렸다.
검경은 양 씨가 냉장고 등 생필품을 구입하려 한 것에 대해 유 전 회장이 별장에서 장기 은신하려 했거나, 근처에 또 다른 은신처를 마련해놓고 이동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